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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1년] 경제위기 끝나지 않았다


민간 주도로 경제회복 '요원'
기업설비투자 여전히 부진…고용시장 최악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악화됐던 외환보유액과 외화유동성 등 각종 경제지표가 최근 개선되면서 우리경제의 빠른 회복세가 점쳐지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이 과열조짐까지 보이면서 '100년 만의 경제 위기'로까지 우려했던 경제침체가 1년 만에 끝난 게 아니냐는 낙관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나 경제연구기관들은 대단히 조심스럽고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물론,국내에도 복병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추가 부실 위험과 금융 부문의 부실 확대, 고용 악화 등 글로벌 위험요소가 여전히 불씨로 잔존하는데다, 위기 극복을 위해 막대한 돈을 퍼부은 정부 부문의 건전성 악화와 소비ㆍ 고용부진은 본격적인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실업률이 계속 올라가면서 고용부문이 불안하고 소비가 보다 장기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우리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7일 "2ㆍ4분기까지 경제회복은 정부의 재정지출을 확대했던 요인이 컸다"면서 "때문에 최근의 지표개선은 민간부분의 자생력이 살아나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권 실장은 "기업들이 여전히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고용시장과 함께 가계의 소비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경제회복은 내년에나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어야 일자리도 늘고, 가계의 소비와 생산도 함께 이뤄질 수 있는 데 국내 총투자율이 3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민간투자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으면서 우리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부 또한 여기에 공감하고 있다. 허경욱 재정부 제1차관은 "기업의 투자, 가계 소비, 고용환경 개선 등 민간주도의 경제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잠시 -4.9%로 감소폭이 줄어 기대감을 높였던 설비투자는 7월 -18.2%로 다시 곤두박질쳤다.


 고용, 즉 일자리 부문의 침체는 더욱 심각하다.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는 지표인 만큼, 민간주도로 경기가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점점 나빠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고용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정부가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통해 행정인턴, 공공근로를 늘리면서 일자리가 지난 5월 21만9000명 감소에서 6월 4000명 반짝 증가했으나, 7월 다시 7만6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가 안되니 좋은 일자리가 생길리 없다는 속설이 입증된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체감실업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고용 시장의 특징과 전망'에서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를 실질 실업자로 파악한 중위의 체감실업률은 7월 현재 6.1%이고 '쉬었음'을 포함한 광위의 체감실업률은 11.0%에 이른다"고 밝혔다. 7월 공식 실업률 3.7%의 3배나 되는 높은 수치다. 이러니 지갑을 풀리 없고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


 가계부채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가계신용은 697조7493억 원으로 지난 해 같은 달의 660조360억 원보다 5.7%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대비 6월말 가계신용의 배율은 1.39배로 역시 지난 해 같은 기간의 1.32배보다 0.07포인트 올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배율은 하반기 들어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국민들이 소득으로 가계 빚을 갚을 능력이 계속 떨어진다는 뜻이다.


 일자리가 늘지 않아 소득이 생기지 않는 가운데 가계 빚만 늘어나니 민간 부문에서 기대할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정부도 상반기처럼 돈을 막쏟아 부을 만큼 재정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효과가 하반기에 일부 이연될 것으로 예상되나 하반기 재정여력 약화에 따른 경기회복기조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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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설비투자, 소비들이 그동안 개선추세가 점차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3ㆍ4분기 성장세는 2ㆍ4분기 보다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4ㆍ4분기 예산 가운데 10조~12조원을 3ㆍ4분기에 앞당겨서 집행하며 민관부분의 부진한 투자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내년에 투자하기로 한 공기업 사업 중에 선(先)투자가 가능한 1조7000억 원 대 사업을 올해 하반기에 집중 추진하면서 하반기 재정 지출 감소에 따른 공백을 최대 줄여나갈 방침이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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