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前대통령 영결식]유품에 얽힌 사연 들어보니..

남겨진 일기 녹음테이프엔 '아, 아, 마이크테스트' 소리만
"안경.영일사전.연설원고.시계 등은 사용하던 그대로인데.."


"다리가 자주 붓고 아파 오래 걸을 수 없었기 때문에 새 양말을 사오면 늘 발목 부분 고무줄을 빼서 드리곤 했습니다. 신발도 실제 발 크기보다 더 큰 사이즈를 선택하시곤 했죠."


오랫동안 익숙했던 주인은 떠나갔지만 정든 물건들은 고인이 생전에 사용하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의 낡은 금색 손목 시계 바늘도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22일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사용하던 물건 40여 점이 공개됐다.


최경환 비서관은 각종 국제 학술회의, 강연 등을 위해 김 전 대통령이 직접 고친 원고를 비롯해 침실에서 쓰던 낡은 쿠션, 잠옷, 지팡이, 지갑, 손목시계 등에 얽힌 사연을 담담하게 소개했다.



◆안경, 영일사전, 연설 원고……


김 전 대통령은 지난 7월13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일기를 썼지만 마지막 일기는 6월4일에 머물러 있다. 눈에 문제가 생겨 안경을 착용하기가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백내장으로 인해 눈 초점을 정확히 맞추기 어려워 일기를 적기가 힘들었다"며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기 1~2개월 전에 백내장 수술을 위한 검사일정까지 잡아둔 상태였다"고 말했다.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은 육성을 녹음해 일기를 남기려고 시도했지만 남겨진 녹음 테이프를 들어보니 '아,아.. 마이크 테스트'정도만 녹음돼 있었다고 최 비서관은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오래되고 작은 갈색 영어사전도 눈에 띄었다. 30년 이상 돼 한 쪽 모서리가 헤지고 종이가 노랗게 빛이 바랜 이 사전을 들춰보니 영한사전이 아닌 영일사전이었다.


그는 생전 한국 신문뿐만 아니라 일본 신문도 매일매일 챙겨 읽었다고 한다.


퇴임 후에도 이어진 각종 국제 학술회의나 강연회를 위해 직접 준비한 원고 7부도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은 자료 검토,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연설문 작성에 임했다. 비서관이 컴퓨터 앞에 앉아 김 전 대통령이 구술한 내용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성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인쇄한 초본 원고를 직접 검토해 수정하는 등 상당히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최 비서관은 전했다.


◆중절모와 빗, 밝은 색 넥타이


김 전 대통령은 밝은색 넥타이를 유난히 좋아했다. 이번에 공개된 두 개의 넥타이도 빨간색과 분홍색.


김 전 대통령 내외를 오랜 시간 보좌했다는 장옥주 비서는 "김 전 대통령이 파스텔톤 계열의 색깔을 좋아했다"고 소개했다.


늘 양복 안에 넣고 다니던 갈색의 작은 빗과 산책을 나갈 때 쓰던 회색 중절모도 모습을 드러냈다.


최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평소 모자가 본인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했다"며 "하지만 빗 만큼은 꼭 챙겨서 외출하시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 밖에 생전에 다니던 서교동 성당의 박기호 신부가 선물한 성경책 속에는 "항상 행복하시며 건강한 여생 되소서"라는 소망이 담긴 박 신부의 편지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고인이 지난 7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할 당시 입고간 회색 양복과 지팡이, 소액의 돈을 넣어다니던 지갑, 붓글씨를 쓸 때 애용하던 먹과 벼루, 빗, 낙관 4개도 함께 선을 보였다.


한편 국회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일반 조문객들도 고인의 손때 묻은 물건들을 직접 볼 수 있게 된다.


최 비서관은 "국회도서관의 협조를 얻어 하루라도 조문객들이 유품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