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일기 녹음테이프엔 '아, 아, 마이크테스트' 소리만
"안경.영일사전.연설원고.시계 등은 사용하던 그대로인데.."
$pos="C";$title="";$txt="22일 공개된 고인의 유품 40여 종 ";$size="300,400,0";$no="2009082211044303787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다리가 자주 붓고 아파 오래 걸을 수 없었기 때문에 새 양말을 사오면 늘 발목 부분 고무줄을 빼서 드리곤 했습니다. 신발도 실제 발 크기보다 더 큰 사이즈를 선택하시곤 했죠."
오랫동안 익숙했던 주인은 떠나갔지만 정든 물건들은 고인이 생전에 사용하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의 낡은 금색 손목 시계 바늘도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22일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사용하던 물건 40여 점이 공개됐다.
최경환 비서관은 각종 국제 학술회의, 강연 등을 위해 김 전 대통령이 직접 고친 원고를 비롯해 침실에서 쓰던 낡은 쿠션, 잠옷, 지팡이, 지갑, 손목시계 등에 얽힌 사연을 담담하게 소개했다.
◆안경, 영일사전, 연설 원고……
$pos="L";$title="";$txt="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 원고";$size="250,333,0";$no="2009082211044303787_3.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김 전 대통령은 지난 7월13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일기를 썼지만 마지막 일기는 6월4일에 머물러 있다. 눈에 문제가 생겨 안경을 착용하기가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백내장으로 인해 눈 초점을 정확히 맞추기 어려워 일기를 적기가 힘들었다"며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기 1~2개월 전에 백내장 수술을 위한 검사일정까지 잡아둔 상태였다"고 말했다.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은 육성을 녹음해 일기를 남기려고 시도했지만 남겨진 녹음 테이프를 들어보니 '아,아.. 마이크 테스트'정도만 녹음돼 있었다고 최 비서관은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오래되고 작은 갈색 영어사전도 눈에 띄었다. 30년 이상 돼 한 쪽 모서리가 헤지고 종이가 노랗게 빛이 바랜 이 사전을 들춰보니 영한사전이 아닌 영일사전이었다.
그는 생전 한국 신문뿐만 아니라 일본 신문도 매일매일 챙겨 읽었다고 한다.
퇴임 후에도 이어진 각종 국제 학술회의나 강연회를 위해 직접 준비한 원고 7부도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은 자료 검토,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연설문 작성에 임했다. 비서관이 컴퓨터 앞에 앉아 김 전 대통령이 구술한 내용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성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인쇄한 초본 원고를 직접 검토해 수정하는 등 상당히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최 비서관은 전했다.
◆중절모와 빗, 밝은 색 넥타이
김 전 대통령은 밝은색 넥타이를 유난히 좋아했다. 이번에 공개된 두 개의 넥타이도 빨간색과 분홍색.
김 전 대통령 내외를 오랜 시간 보좌했다는 장옥주 비서는 "김 전 대통령이 파스텔톤 계열의 색깔을 좋아했다"고 소개했다.
늘 양복 안에 넣고 다니던 갈색의 작은 빗과 산책을 나갈 때 쓰던 회색 중절모도 모습을 드러냈다.
최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평소 모자가 본인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했다"며 "하지만 빗 만큼은 꼭 챙겨서 외출하시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 밖에 생전에 다니던 서교동 성당의 박기호 신부가 선물한 성경책 속에는 "항상 행복하시며 건강한 여생 되소서"라는 소망이 담긴 박 신부의 편지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pos="L";$title="";$txt="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갑";$size="250,333,0";$no="2009082211044303787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고인이 지난 7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할 당시 입고간 회색 양복과 지팡이, 소액의 돈을 넣어다니던 지갑, 붓글씨를 쓸 때 애용하던 먹과 벼루, 빗, 낙관 4개도 함께 선을 보였다.
한편 국회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일반 조문객들도 고인의 손때 묻은 물건들을 직접 볼 수 있게 된다.
최 비서관은 "국회도서관의 협조를 얻어 하루라도 조문객들이 유품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