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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메신저]펀드매니저의 하루

"펀드매니저요?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짊어진 사람 아니겠습니까?"


지난해 10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이 혼란을 거듭하던 때 한층 더 얼굴이 어두웠던 부류들이 있다. 주식운용전문가로 불리우는 펀드매니저들이 그 주인공. 2007년부터 펀드붐이 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왔던 그들이기에 아픔은 더 컸다. 속출하는 반토막펀드를 보며 투자자들보다 더 아픈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사실 9.11 테러가 미국 국민이 아닌 일반회사원 등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저희(펀드매니저)들은 다릅니다. 9.11테러가 세계 시장에 미칠 영향, 우리 시장에 미칠 영향, 우리 펀드가 편입한 기업에 미칠 영향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검토해야하죠."


한화투신운용의 주식운용1팀장을 맡고 있는 김도준 매니저의 말이다. 그가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미국시장을 체크하고 업종별-종목별 움직임과 시장반응을 꼼꼼히 메모해 놓는다.

이후 경제지는 물론 종합지까지 챙겨본 후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7시~7시반 사이. 그의 머리 속엔 오늘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까로 가득 차 있다. 오전 7시 40분 미국시장 및 주요 시장 이슈들을 정리한 내용을 가지고 회의에 들어간다. 주식운용본부 구성원 전체가 모여 진행하는 회의는 50분에서 1시간 정도 이뤄진다. 그날의 시장상황을 예측하는 한편 매수-매도 종목을 미리 선정하며 동선을 미리 그려놓는다.


"그래도 지금은 좀 나아요.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책상에서 점심을 해결하곤 하니까요. 지난해 말 갑작스런 금융위기 태풍에 시장이 만신창이가 됐을 때는 매일을 HTS앞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김 팀장은 그 때를 잠시 회고한뒤 이내 긴장모드로 돌아갔다. 장이 진행되는 내내 혹시라도 다른 움직임이 포착되면 애널리스트와의 실시간 대화를 통해 원인 파악에 나선다. 그렇게 오후 3시 장이 끝나고 나면 그날의 펀드 수익률을 체크, 운용실적 비교에 들어간다.


이후의 시간을 그는 '자유시간'이라고 지칭했다.


"펀드매니저의 퇴근시간을 딱히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장 이후의 시간은 매니저들의 역량껏 사용할 수 있지요."


다만 오히려 그 때부터 본격 업무가 시작된다. 주식투자의 기본은 기업발굴이며, 장이 끝난 이후부터 기업을 직접 방문하거나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저평가된 기업찾기에 들어간다. 언젠가 밤 10시 그는 HTS를 지켜보다 사무실을 박차고 대구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다음날까지 머무르며 기업의 속사정을 파악한 뒤에야 서울로 돌아왔다.


"한 기업의 주가가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미쳐보세요. 회사일과 병행하며 주식의 움직임만을 쫓아다니는 것은 무리겠지만 분명 수익을 낼 확률은 높아질 것입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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