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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서머타임 '홍보'보다 '소통'할때

"월급은 줄었는데 퇴근시간만 늦어지겠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조간신문을 펴든 직장인들이 내뱉은 말 중의 하나다.

이런 푸념들을 들으니 22년만에 서머타임제(일광시간절약제)를 다시 도입하겠다는 정부가 이번에는 "노동시간만 늘어날 뿐"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노동계의 벽을 넘을 수 있을 지 궁금했다.


정부가 서머타임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에너지절약ㆍ 경기활성화ㆍ 미래 녹색생활을 준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마다 1362억원의 경제적 편익이 생긴다는 말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1시간 연장된 생활패턴 변화로 일상의 작은 여유를 줄 수 있다는 점은 솔깃하다. 게다가 출퇴근시간을 분산시키면 교통사고가 줄고, 범죄에 대한 우려도 감소할 것이라고 하니 '1시간의 효과'는 대단할 것 같다.


그러나 4~9월 동안만 시행되는 만큼 생활리듬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 건강이 나빠지고 생산성이 저하되는 등 부작용들도 있을 수 있다.


또한 표준시는 물론, 항공, 해운, 철도 일정을 조정해야 하고, 산업ㆍ금융 정보망도 정비해야 한다. 특히 일하는 시간이 늘어 날 가능성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기업들이 일자리를 되도록이면 줄이려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늘어난다면 쌩뚱맞지 않을까. 노동시간이 늘어나면 오히려 에너지 소비는 늘어날 수도 있다.이는 정부의 녹색성장 비전과는 어긋나는 일이다.


지금은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지고, 비정규직 확산 등으로 근무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교대근무 종사자, 장거리 통근자, 근무연장 가능성이 높을 수 있는 일부 사무직이나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서머타임제를 도입하려면 이런 불만,반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용역결과만 홍보할 게 아니라 이들의 의견을 충실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그래야만 진정한 선진형 근로문화가 정착하지 않을까.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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