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다가 향수를 뿌리고 다리 털을 깎으며, 치한 퇴치까지…. 최근 방송을 타고 있는 SK텔레콤의 TV 광고는 생각만 하면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비비디바비디부' 주문처럼 휴대폰의 끝없는 가능성을 펼쳐보이고 있다. '만능 휴대폰'을 꿈꾸는 SK텔레콤의 열정은 특허 출원 활동으로 이어져 주목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은 2000년 이후 꾸준한 특허 출원 활동으로 지금까지 7700여건에 달하는 국내 특허를 출원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가운데 3600여건은 특허 등록이 이뤄짐으로써 상당한 원천 기술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 기업법무팀 송인준 매니저는 "지적재산권 확보가 미래 경쟁력이라는 회사 정책에 맞춰 구성원들의 특허 출원 및 등록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22일 '구성원과의 소통 한마당'에서 "전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라"고 강도높게 주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사장시키지 않고 되살려 SK텔레콤의 성장문화로 삼겠다는 것이 정만원 사장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SKT는 GMS CIC 산하에 BIC(Biz Incubation Center)를 설립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 발굴을 독려하는 한편, 이를 사업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직원들의 특허 출원 지원 활동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송인준 매니저는 "특허ㆍ실용신안ㆍ의장 등의 지적재산권을 출원 및 등록하는 임직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임직원이 소유한 지적재산권을 회사가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양도할 경우에도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신기술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직원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는 SK텔레콤의 킬러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다.
한 예로, 휴대폰에 '자장면'이란 단어를 입력하고 전화를 걸면 집 주변 중국집으로 전화가 연결되는 '워드다이얼'은 지금이라도 당장 실용화가 가능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처음 통화하는 사람과 영상통화를 시도할 때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자신의 소개 영상을 2~3초 미리 보여주는 특허도 주목받는 기술 가운데 하나다.
SK텔레콤이 특허 출원을 독려하면서 임직원간 특허 경쟁도 활발하다. 이 가운데는 무려 183건의 특허를 출원한 직원도 있다. SK텔레콤 동부네트워크 본부의 김진식(38) 매니저가 바로 주인공이다.
그는 무려 500여건의 아이디어를 제출, 그중 183건의 특허를 출원해 '특허왕' 별명까지 얻었다. SK텔레콤 최우수 발명자상을 2006년부터 3년 연속 수상한 그는 특허 활동에 기여한 공로로 회사로부터 1억원 가까운 보너스를 챙겨 직원들의 부러움도 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원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다듬어 재산권으로 확보함으로써 회사의 기술 경쟁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면서 "광고 카피처럼 통화를 하다가 향기를 내뿜고 치한을 퇴치할 수 있는 만능 휴대폰이 실제로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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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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