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세계적 광산업체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철강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BHP빌리턴과 리오틴토의 합병이 좌절되면서 한차례 가슴을 쓸어 내린 일본과 중국 철강업계는 이들이 결합할 경우의 파장에 새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이 합병할 경우 가격 지배력이 한층 강해질 가능성이 큰데다 지금 같은 불황 속에서 철광석 가격이 더 오르면 수익 개선은 전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17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초 발표된 BHP빌리턴과 리오틴토의 서호주 합작사설립 계획은 철강업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지난해 BHP빌리턴이 리오틴토를 1500억 달러(약 190조원)에 인수하려다 경제위기로 좌절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던 철강업계엔 날벼락이나 다름없었던 것.
일본의 경우 철광석 수입량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양사가 통합하면 철광석 가격 인상으로 즉각 연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리오틴토가 중국 알루미늄 국영회사 차이날코와 195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상을 거절하고 BHP빌리턴과 철광석 합작사를 설립키로 하자 이를 빌미로 심한 견제를 해오고 있다. 급기야 중국은 최근 리오틴토 직원을 뇌물제공과 국가기밀유출 혐의로 억류하면서 국제 문제로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BHP빌리턴과 리오틴토는 "양사는 생산 부문만 통합할 것이며 판매 부문은 개별적이어서 독점금지법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가 실제로 통합하면 연간 생산량은 세계 최대기업인 브라질의 발레에 필적하는 규모로 껑충 뛴다. 현재도 BHP·리오·발레 3강이 세계 철광석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독과점 상황인데, 2강 체제로 좁혀지면 철강 메이커에 대한 가격 지배력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BHP·리오 양사가 통합하려면 각국 독점금지법 관할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마쓰야마 다카테루(松山隆英) 사무국장은 "경쟁정책상의 중요한 우려가 관측될 경우 구체적인 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양사의 합병에 강한 경계감을 표명했다.
한편 세계 최대 철광석 수입국인 중국의 반응은 한층 더 날카롭다. 지난 2월 리오틴토는 차이날코와 제휴를 발표, 리오가 출자를 받는 대신에 호주의 철광석 개발권 일부를 차이날코에 넘길 예정이었다. 하지만 BHP와의 통합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리오 측이 제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에 중국 정부가 반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5일에는 상하이에서 리오의 철광석 거래 담당자 등 4명을 스파이 혐의로 구속하는 등 신경전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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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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