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안 '삼성금융' 육성 본격화
지급결제기능 확보 시 은행소유 불필요
현행 법상 불가능, 장기적 차원서 검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합병안에 대한 검토가 착수된 것으로 알려져 금융업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삼성그룹이 공식적으로 은행업 진출 포기를 천명하면서 일단 그동안 뜨거운 감자였던 '삼성은행' 논란이 종지부를 찍었고, 따라서 삼성생명을 축으로 삼성금융그룹 자회사를 하나로 묶는 보험지주사 전환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합병 추진 검토는 금융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그룹이 은행업 진출을 포기하면서 그 동안 금융권의 관심은 삼성그룹이 업계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을 축으로 보험지주사 설립에 나설지 여부였다.
이미 삼성그룹은 경영 쇄신안을 통해 삼성생명을 축으로 화재, 증권, 카드를 아우르는 비은행 금융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임을 밝힌바 있다.
이는 삼성그룹이 보유중인 금융계열사 대부분이 시장점유율 1위 규모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다는 점이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게다가 정부가 비은행지주회사가 비금융주력자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적인 지원에 나선 것도 호재다.
다만, 이건희 회장 일가를 축으로 에버랜드,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카드, 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지배구조는 여전히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생명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인데, 이는 이건희 회장 일가의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게 중론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지주회사 산하 자회사나 손자회사가 금융회사가 아닐 경우 지분을 2년 안에 모두 처분하도록 하고 있어 투자목적 이외로 활용할 가치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통합 시나리오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보험시장의 경우 생ㆍ손보 영역이 모두 허물어진 상태로, 업종 구분이 사라진 상태나 마찬가지. 두 회사를 별도로 이끌고 갈 필요성이 약해진 셈이다.
게다가 보험사 지급결제까지 허용되면 은행을 소유하지 않아도 되고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그 폭발력은 금융권에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로 볼때 두 회사의 합병은 불가능하다"며 "장기적인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행 보험업법 상으로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간 겸영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합병계획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만약 합병을 하게 된다면 금융권에 엄청난 여파를 미치게될 것"이라며 "현재의 양 삼성 보험사의 독주체제가 더욱 굳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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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규 기자 kyk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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