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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역은행을 벼랑끝으로 몰아가는 것은

올들어 미국의 52개 지역은행이 문을 닫았다. 지역은행을 파국으로 몰아간 것은 금융위기의 파장이 전부가 아니다. 이른바 '핫머니'가 지역 중소은행을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예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은행은 외부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많게는 수십억 달러의 예금을 중개하는 브로커와 손을 잡고 '핫머니'를 유치해 수신액을 채웠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고금리를 요구하는 브로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은행은 위험자산에 무리한 투자를 강행했고, 경기가 악화되자 부실 여신이 늘어나면서 파산에 이르게 된 것.

뉴욕타임스(NYT)는 소위 '핫머니'가 지역 중소은행 사이에 널리 확산돼 있고, 구조화 금융상품에 이어 금융권 부실과 위기를 일으키는 또 하나의 뇌관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지난 18개월 동안 지역은행 파산으로 발생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부담은 무려 77억 달러에 달했고, 비용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핫머니는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해다니며 지난 30년간 금융업계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났다. 금융위기 이전, 핫머니가 지역은행의 성장에 순기능을 했을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이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최근 2년 동안 파산한 79개 은행은 규정보다 평균 4배 이상의 핫머니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중 30% 가량은 파산에 이르기 전까지 핫머니를 이용해 고속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핫머니는 독이 든 사과였던 셈이다.

브로커가 제공한 핫머니는 파산 은행의 처리 과정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파산 은행의 인수자들이 실질적인 고객 증가에 기여하지 못하는 핫머니를 인수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

감독 당국도 핫머니의 위험성을 파악하고 있지만 강력한 제재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자금의 이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추적하는 일부터 쉽지 않다는 것. 지난해 FDIC는 핫머니 의존도가 높은 은행에 대해 추가 보험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업계의 극심한 저항에 부딪혀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서는 심지어 브로커조차 지역은행의 지나친 핫머니 의존을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극단적인 경우 수신액 전체가 핫머니로 채워진 은행도 있다"며 "이 같은 무분별한 영업은 벼랑끝을 향해 액셀레이터를 밟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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