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등 국정쇄신 카드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던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공석 중인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후임 인사를 단행했다.
이 대통령은 신임 검찰총장에 천성관 현 서울지검장을, 국세청장에 백용호 현 공정거래위원장을 각각 내정했다.
천성관 내정자는 1957년 충남 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시험 22회 출신으로 울산지검장, 서울남부지검장 등을 거쳐 올초 서울지검장에 임명됐다.
청와대는 천 내정자 인선배경과 관련,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맞게 검찰 분위기를 일신하고 법질서 확립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갖췄다"며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미래지향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섬기는 리더십을 갖춘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백용호 내정자는 1956년 충남 출신으로 전북 익산 남성고와 중앙대 경제학과를 나온 뒤 뉴욕주립대 경제학박사에 이어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 등을 거쳤다.
또한 경제정의실천시민협의회 상임집행위원과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등을 거쳐 지난 대선기간 이 대통령의 외곽 자문기구인 바른정책연구원(BPI) 원장을 맡았다.
청와대는 백 내정자 인선배경과 관련, "공정거래위원장 재임시 전문성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공정거래 업무를 선진화시켰다"며 "조직을 성공적으로 관리했으므로 국세행정의 변화와 쇄신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검찰과 국세청은 이른바 빅4로 불리는 4대 권력기관 중 하나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바로 검찰과 국세청에 대한 이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다.
특히 4대 권력기관장 인사에서 논란이 적지 않았던 이른바 'TK독식'이라는 여론의 반발을 고려해 충청 출신 인사들을 전면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역탕평 인사라는 실용코드를 통해 검찰과 국세청이라는 양대 권력기관의 개혁에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
우선 검찰총장 인사의 경우 검찰의 오랜 기수관행을 깨고 사법고시 22회 출신을 수직 승진시켰다. 향후 검찰 인사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또한 국세청장 인사 역시 외부 전문가를 기용, 국세청 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당초부터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의 인선 컨셉은 조직의 일신과 외부인사의 발탁 등에 뒀다"며 "특히 국세청장 같은 경우는 앞서 3대 국세청장이 내부 출신이었는데 불명예 퇴직 했다. 그런 것들도 감안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 같은 경우는 형식적으로는 장관급인 공정거래위원장에서 차관급으로 격하된 것"이라며 "이는 바로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인사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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