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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속도낸 GM, 과제는 산적

파산보호절차에 접어든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쬐었지만 잔뜩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풀어지지 않는 이상 완전한 회복까지는 '산 넘어 산'의 연속일 것으로 보인다.

GM은 지난 주 독일 자회사 오펠을 캐나다 부품업체에 매각한데 이어 2일(현지시간) 트럭부문 허머를 중국 업체에 매각하는데 합의했다.

GM은 전체 매출의 83%를 올리는 시보레와 캐딜락, GMC, 뷰익만 남긴 채 나머지 브랜드들은 모두 매각 혹은 폐기한다는 방침 아래 허머 외에도 사브, 폰티악, 새턴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지에 따르면 오펠 인수전에서 캐나다 부품업체 마그나에 밀려 고배를 마신 피아트가 이번엔 사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브 측은 입찰자가 누군지 밝히기는 거부한 채 거래가 거의 성사단계에 이르렀음을 내비쳤다.

GM은 파산보호 신청 당일 주요 자산 매각 절차에 대해 법원의 승인을 받는 등 신속하게 파산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파산법원은 GM이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단행할 수 있도록 150억 달러의 정부 지원금을 즉시 사용하는 방안에도 승인했다. 미국 정부는 GM이 60~90일 안에 파산절차를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파산절차를 빨리 거친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GM 앞에 산적한 과제는 수두룩하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을 친환경ㆍ고연비 자동차로 탈바꿈시키려는 백악관의 계획이 스포츠유틸리티(SUV) 등 대형차량 중심의 GM 수익모델과 모순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환경정책에 따라 GM을 친환경 자동차 업체로 만들고 싶어 하지만 GM은 현재 픽업트럽과 SUV판매로 수익의 대부분을 올리고 있다. 결국 백악관이 제시한 새 방향이 GM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힌 이상 ‘백약이 무효’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날 오토데이타의 집계에 따르면 5월 미국 자동차 계절조정연환산판매대수(SAAR)는 991대로 전년 1430만대에 비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GM의 경우 예상보다는 나아졌지만 판매 감소폭은 30%에 달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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