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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vs 기관, 왜 사고 파니?

외인, 4년만 최장 순매수…기관, 두달동안 10조 순매도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 가운데 일부분이다. 29일 오후 경복궁에서는 많은 국민들의 애도 속에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유서와 같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관점도 단순 지수의 변동성이 아니라 국내 경기의 방향성 측면에서 좀 더 크게 봐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5일 이동평균선과 20일 이동평균선 사이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 방향이 진행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수나 매도 포지션을 잡을 수 있겠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팽팽한 대립 속에 방향을 잃었다.

외국인은 지난 15일 이후로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으며 규모만도 2조4328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의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는 지난 2005년 6월30일부터 7월15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 이후 최장 기간이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2005년 4월29일 900선을 찍은 이후 1년 사이 1464선까지 50% 이상 오르던 대세 상승기의 초반부였다.

반면 기관은 지난 4월 이후 10조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두달동안 순매수를 기록한 날은 단 6거래일에 불과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관을 따르자니 이제까지 많이 판 만큼 살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고 외국인을 따르자니 속내를 알 수없는 형국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희일비 하지 않는 가운데 경기 전망에 따르라고 조언했다.
우선 외국인이 사고 기관이 파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본 이후 결정을 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지난 3월부터 국내 경기가 회복국면 진입 초기라는 방향성을 갖고 꾸준히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 대표 기업들이 경제 위기 속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는 과정에 후한 점수를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들이 국내 경기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되자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내 경기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중국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나자 외국인들의 투자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기관은 아직 국내 경기 회복기라는데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펀드 환매로 인한 자금 유출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애널리스트는 "기관의 매도세는 국민연금이 비중 축소로부터 시작됐다"며 "국내 기관은 경기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확신이 없다보니 의지를 갖고 쏟아냈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도 규모도 컸다"고 강조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기관들의 국내 주식 편입 비중이 높은 가운데 상승기를 맞아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기관의 매도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경기에 대한 확신 속에 외국인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도 매수 강도를 조절하지 않고 있는 것이며 기관은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현재까지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코스피 지수는 두 주체의 향후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관점에 의해 앞으로도 변동성 큰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측면이다.

더욱이 코스피 지수는 지난 주에 이어 2주 연속 주초와 주말 하락세로 마감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는 추세전환의 새로운 신호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무게를 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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