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전기, 가스요금 인상을 본격 추진하고 나서 공공요금 인상 도미노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미 다음달부터 서울시의 택시기본요금은 500원 인상이 예정된 상태다.
김영학 지식경제부 2차관은 11일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원가보다 낮아 상반기중에 요금인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요금인상률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에너지 원가의 63%수준인 심야전력요금과 지난해 1월이후 원가연동제가 중단된 가스요금을 먼저 인상하고, 이후 산업용 등 기타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지난해 11월 전기, 가스요금 인상에도 동결됐던 버스, 지하철 요금 등이 동반 오를 확률이 높다. 버스의 경우 지난해 11월 직접적 인상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동결한 바 있다. 서울시의 지하철과 버스요금은 2007년 4월이후 2년가량 묶여있다. 다음달부터 서울시의 택시 기본요금은 2005년 6월이후 4년만에 1900원에서 2400원으로 인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유가 폭등에 공공요금 동결 정책으로 물가잡기에 나섰던 정부가 환율과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지금 전기, 가스요금 인상에 나서 여론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선까지 폭등하며 국내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5%대로 치솟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내수침체와 수입물가 하락에 소비자 물가가 3%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유가와 원달러환율도 50달러선, 1200원대에 그치고 있다.
이가운데 지역열요금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낮아진 국제유가 등을 반영해 이달 1일부터 평균 9.36% 요금이 인하됐다. 이는 지역난방 열요금의 경우 매년 4차례(2, 5, 8, 11월) 원가에 따라 요금을 조정하는 것으로 누적적자 해소와 때에 맞지 않는 요금인상 논란 등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원가연동제 도입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측은 "가스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정부나 업계 등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도 "전기요금은 하반기 환율 등을 고려해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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