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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강한 글로벌기업]AT&T '통신지존' 재기

미국 통신업계 거대기업 AT&T가 지난해 12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포천지 선정 ‘미국 500대 기업’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통신업체들 가운데에서는 2위 버라이즌(매출 973억 달러)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1위 자리를 굳혔다.

전화를 발명한 그레이엄 벨이 회사를 설립한 이래 100년이 넘도록 위용을 떨치다 기업분할 , 피인수 등 내리막길을 거쳐 최근의 명성을 되찾기까지 과정을 되짚어 본다.

◆기업분할 이후 시련의 세월

AT&T는 1984년 미 법원의 판결에 따라 8개 회사로 분할되기 전까지 미국 내 전화 사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분할 이후 AT&T는 환경 변화 대응에 대한 강박증으로 무리수를 잇달아 두면서 ‘침몰하는 거함’으로 전락하게 된다.

AT&T는 기업분할의 대가로 정부의 규제가 적은 컴퓨터 산업에 신규 진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AT&T는 장거리 통신망을 사용하는 수많은 고객이AT&T로부터 컴퓨터를 구입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7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막강한 연구소 벨랩(BellLabs)의 든든한 지원도 있었다.

그러나 금전등록기 제조회사로 유명했던 NCR을 시장 가격의 2배가 넘는 74억 달러를 주고 인수한 것이 화근이었다. NCR와 AT&T는 상이한 기업문화로 자주 문제를 일으켰고 타킷 고객 또한 달라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는 없었다. 결국 93년 밥 앨런 회장은 ‘AT&T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패배를 선언하며 컴퓨터 산업에서 발을 빼기에 이른다.

AT&T가 M&A에서 저지른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업체는 99년과 2000년에 걸쳐 미국 케이블 업체 1,2위인 미디어원과 TCI를 1000억 달러 이상을 들여 인수했는데 이후 닷컴산업 거품이 꺼지면서 기업 가치가 급속도로 하락하는 쓴 맛을 보게 됐다.

과도한 인수비용에 시달리던 AT&T는 결국 2005년, 20년 전 이 회사에서 분사한 자회사 격인 SBC커뮤니케이션스로 넘어가는 굴욕을 겪게 된다. 합병 전망이 밝았던 것도 아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매출이 줄고 성장전망도 회의적인 AT&T를 SBC가 160억 달러나 주고 인수한 것이 지나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M&A에 울고, M&A에 웃고

그러나 M&A가 AT&T에 늘 악재로 작용한 것은 아니다. SBC는 AT&T를 인수한 뒤 합병으로 탄생한 새 회사 이름으로 AT&T를 선택했고 이렇게 해서 탄생한 뉴AT&T는 2007년 초 858억 달러에 이르는 벨사우스와의 초대형 합병에 이뤄내면서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 M&A로 AT&T는 미 22개 주에서 6750만 명의 전화가입자와 1150만 명의 브로드밴드 가입자를 보유하게 된, 시가총액 1700억 달러의 매머드 통신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1984년 기업분할로 분해된 지 꼬박 22년만의 일이다.

현재 AT&T는 SBC-AT&T, AT&T-벨사우스와의 합병을 성공시킨 ‘M&A의 귀재’ 에드워드 휘태커 CEO의 뒤를 이어 지난 달부터 랜달 스티븐슨CEO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다국적 기업에 대한 통신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해외사업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점판매 중인 AT&T의 ‘돈줄’, 아이폰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의 인터넷 사용량이 매해 들어나면서 이것이 AT&T의 캐시카우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AT&T의 급부상으로 상대적으로 위축된 버라이즌은 올초 올텔을 인수하는데 성공하면서 다시 규모면에서 AT&T를 제치게 됐다. M&A를 통한 통신공룡 사이의 엎치락뒤치락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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