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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 '신종플루 송곳처럼 정확한 판단' 세계가 인정

신종플루 공포가 전세계를 휩쓰는 가운데 틈새시장인 진단기술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가 있어 화제다. 씨젠(대표 천종윤)은 이런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등 분자진단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국내 바이오업체이다.

천종윤 대표는 노트북을 열어 미국지사로부터 온 한통의 메일을 보여준다. 멕시코 정부병원에서 몇몇 환자를 대상으로 신종플루 감염유무를 검사했는데 기존의 검사법으로는 확인이 안됐지만 씨젠의 진단 제품을 이용한 결과 몇개의 양성샘플을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달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신종플루 추정환자 5200명분의 진단제품을 수출했다. 액수로는 10만달러가 넘는 분량이다. 앞으로 신종플루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분자진단 시장에 대한 인식은 더 확연해졌다고 천대표는 평가한다.

천종윤 대표는 이화여대의 생물학 교수로 있던 2000년에 씨젠을 창업하고 처음에는 신규 유전자 발굴 등의 사업을 하다 2006년부터 본격적인 분자진단사업에 뛰어들었다. 매출이 적정선에 이르면 순수익률이 절반에 달하는 등 고부가가치 상품이란 점이 매력적이었다.

씨젠은 분자진단 사업을 시작하며 개발한 ACP와 DPO라는 두 가지 특별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

ACP는 유전자 증폭(PCR)시 특이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유전자를 증폭하려면 ‘프라이머(올리고)’라는 미세 DNA가 복제하고자 하는 유전자와 정확하게 결합되야하는데 씨젠이 개발한 특수 프라이머는 자신이 원하는 유전자와 정확하게 찾아가 결합해 유전자 증폭을 시작한다.

DPO 기술은 ACP기술을 적용해 동시에 여러개의 유전자와 프라이머가 결합해 원하는 유전자들을 증폭,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바이러스의 정체를 알기 위해 그 안에 있는 유전자의 수를 증폭하는데 기존 PCR로는 한번에 하나씩의 바이러스밖에 진단할 수 없었다.

신종플루(H1N1)의 역시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가 섞여서 정확한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혼란이 올 수 있는데 이 때 씨젠의 진단제품이 가장 적절하다는 것. 오로지 한 유전자만 증폭시키는게 가능하고 원하는 데로 증폭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기술적인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보건복지부의 신기술인증을 받았으며 세계적인 분자진단회사인 영국의 랜독스 사의 호흡기 바이러스 분야와 성병질환 진단 바이오칩 제품에 비독점 라이센스로 기술 이전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씨플렉스(seeplex)는 차세대 진단 플랫폼이다. 휴대전화라는 플랫폼에 MP3 기능과 카메라기능을 넣듯이 시플렉스 플랫폼에 장비와 진단시약을 첨가하면 여러 종류의 질병을 진단할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현재 시플렉스는 호흡기 질환, 뇌수막염, 성감염증 등 12종의 질환을 검사할 수 있다. 이 제품의 원천기술은 세계 1100여 연구기관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40개국에 특허가 출원되어있다
.

현재 10명정도 되는 석박사급 영업인력이 북남미와 유럽 20개국의 대형병원 의사를 상대로 제품시연과 세미나를 연다. 지난 한해동안 방문한 병원 수만 해도 200개가 넘는다.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병원은 제품의 우수성에 감탄해 올해 미국 임상바이러스학회(CVS)에서 자신들이 직접 씨젠 제품을 홍보해주기도 했다. 중국은 조류독감에 대한 감시용도로 몇년째 씨젠의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천대표는 올해 안으로 씨플렉스의 FDA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해외에서 신뢰도를 공식 인정받게 되면 매출이 현재보다 2~3배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매출목표는 150억원. 그러나 "2016년 921억달러까지 성장이 예상되는 분자진단 시장에서 아직 갈길이 멀다"고 천대표는 말한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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