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똥파리', 290만명 모은 '워낭소리' 넘을까?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독립영화 '똥파리'가 개봉 5일 만에 전국 3만명(배급사 자체 집계 기준)을 동원하며 제2의 '워낭소리'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똥파리'는 동료든 적이든 가리지 않고 욕하고 때리며 자기 내키는 대로 살아 온 용역 깡패가 세상 속으로 파고들며 가족에 관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독립영화 배우 출신인 양익준 감독이 전셋집을 빼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해 완성한 작품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이후 '똥파리'는 현재까지 총 17개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았고,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최고상을 받은 것을 포함해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8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16일 영화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개봉한 '똥파리'는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전국 64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화요일인 21일까지 전국 3만 5654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기준)의 관객을 모으는 성과를 이뤄냈다.

전국 290만 관객을 모은 '워낭소리'가 지난 1월 15일 개봉해 2주에 걸쳐 2만 명을 돌파했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성적이다. 그러나 두 영화의 성과를 단순히 관객수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봉 환경에 있어서 극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워낭소리'가 전국 7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2주가 지난 후에야 34개로 확대한 것과 달리 '똥파리'는 개봉 첫 주에 64개관에서 개봉해 단숨에 관객수 3만명을 돌파했다.

'워낭소리'가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거의 전무했던 시기에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이라는 이슈만으로 개봉해 얻은 성과와 '워낭소리' '낮술'의 흥행 이후 전세계 8개의 국제영화제 수상이라는 이슈를 몰고 개봉한 '똥파리'의 첫 주 기록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똥파리'가 높은 완성도와 관심도에도 '워낭소리'의 기록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국 290만명이라는 기록은 일반 상업영화도 기록하기 쉽지 않은 성적이기 때문이다.

'똥파리'의 가장 큰 약점은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폭력성과 욕설, 비속어 대사 등을 지적하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내렸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는 과도한 욕설과 폭력이 등장해 다양한 계층의 관심을 끌기엔 무리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에 비해 '워낭소리'는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판정을 받았으며 실제로도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 중장년층 관객의 비중이 여타 상업영화에 비해 꽤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립영화 관계자들도 '워낭소리'의 관객수가 성공의 기준이 되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하고 있다. 독립영화가 전국 3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는 것은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이례적인 일이라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독립영화의 흥행 기준은 1만명으로 본다. 실제로 1000명을 모으지 못하고 극장에서 사라지는 독립영화들이 부지기수다. 지난해 호평을 받으며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경축! 우리사랑'도 1만 3000여명에 불과했다.

'워낭소리' 이전까지 가장 성공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는 '우리학교'(2007)였으며 극장개봉과 공동체 상영을 합쳐 약 9만여명을 동원해 당시 독립영화계의 블록버스터로 불렸다.

다큐멘터리 '영매: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2003), '송환'(2004)은 각각 1만 3000여명, 2만 4000여명을 동원해 개봉 당시 흥행작으로 꼽혔다. 비(非)다큐멘터리 독립영화 중에서는 아일랜드 영화 '원스'가 재개봉까지 포함해 전국 22만 5000여명을 동원해 최고 흥행작으로 남아 있다.

이런 이유로 독립영화 관계자들은 '똥파리'가 '워낭소리' 관객수 10분의 1만 동원해도 '대박'이라고 말한다. 스타 배우 한 명 없는 독립영화가 전국 30만명을 모으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배급사 영화사 진진 관계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22일 현재 평점 9.12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블로거들의 리뷰와 각종 매체의 관련 기사들이 속속 올라오는 등 입소문이 퍼지고 있어 흥행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