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위주로 매수 고려...성급한 판든은 금물"
봄바람이 분다. 이사철이 당도했다는 이정표다. 곧 있으면 결혼의 달 ‘5월’도 찾아온다. 하지만 아직 마음이 춥다. 경기침체 탓이다. 그나마 미국의 경제제표들이 조금씩 호전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조금씩 좋아지는 형국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부동산시장은 강남, 과천, 분당 등 일부 지역에서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시세하락분을 만회하는 수순이다.
이에 집을 사려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대출 금리도 하락해 집을 사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로 느껴진다. 하지만 확신이 없다. 이같은 고민에 밤잠을 못이루는 이들을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과천에 살고 있는 성치윤씨는 요즘 무릎에 멍이 가시질 않는다. 매수 타이밍을 놓쳤다는 생각에 무릎을 치는 버릇이 생겼다. 성씨는 지난해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 시세를 알아본 결과 지금이 아니면 살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억2500만원이면 112.4㎡를 잡을 수 있었다. 문제는 지속적인 하강 곡선을 그리는 것이 문제였다. 자칫 잘못해 8억원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계약을 포기하고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번번히 계약까지 갈뻔했다 포기하고 말았다. 그만큼 경기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이에 네 달여간 아파트 가격은 11억2000만원까지 오르고 말았다. 지난해 하락분을 만회한 수준이다.
성씨의 미련은 아직도 남아있다. 경기가 이렇게 안좋은데 이정도 올랐으면 시장성이 충분하지 않겠냐는 계산이다.
이에 대해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현 시점에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매수한다는건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현 시세에서 큰 폭의 하락은 어렵다”고 말한다.
이에 “올해 하반기내 경기가 호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다면 급매로 나온 물건에 대해선 매수를 감행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며 “지난해말과 같은 급락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번 주말 동안 거래가 잠잠해지는 등 향후 거래 소강상태를 보일 수 있다”며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보단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때 올 수 있는 부수적인 시세차익을 고려해야한다”고 당부한다.
성씨의 경우 시세대로 아파트를 매수한다는 건 모험에 가깝다. 그러니 기회를 기다리다 시세보다 싼 매물이 나오면 이를 잡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다만 오래 시장을 지켜봐 왔던 만큼 매도하는 시점도 길게 보고 매도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한다는 게 김 부장의 설명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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