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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평결배상금은 50억원, "악재 맞지만 위기는 아니다"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가수 비가 하와이 배심원 평결 결과 클릭엔터테인먼트에 배상해야 할 금액은 정확히 375만7250달러인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환율로 50억7000만원 선이다.

비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비는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 228만 6000 달러 중 37.5%인 85만7250 달러와 위자료 50만 달러, 징벌적 손해배상액 24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 받았다.

JYP엔터테인먼트와 합친 금액이 800만 달러에 육박해 110억원 규모의 소송에 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 비가 책임져야 할 금액은 그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인 것이다.

월드투어 주관사 스타엠과 북미 판권을 구입한 레볼루션도 계약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액 가운데 각 12.5%씩 책임지게 됐다. 한화 3억8000만원 정도며, 위자료 및 징벌적 손해배상금은 없다. 스타엠과 레볼루션은 현재 그 소재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배상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배상액 낮추기, 한국 특유의 가수 위상 이해시키기 관건

비는 이번 배심 평결에 이의를 제기하고 배상금을 최대한 낮춘다는 목표다. 보통 판사가 배심 평결을 뒤집는 경우는 흔치 않은 사례. 배심원 선정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등의 문제가 있어야 배심 평결이 힘을 잃는다. 그러나 비는 배심 평결때 제대로 인지시키지 못한 부분을 새롭게 어필해 다른 결론을 도출할 수도 있다.

바로 한미간 공연 시스템의 차이다. 미국은 사실상 가수가 '일인자'이며, 매니지먼트, 에이전트 등은 가수가 이끄는 '보조 회사'의 개념이다. 그래서 매니지먼트와 에이전트가 '사고'를 치면, 가수가 일정 부분 책임 지는 것이 당연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한국은 소속사, 공연기획사가 가수를 '고용'하는 시스템이다. 즉 가수는 이미 판을 짜놓은 무대에 가서 노래를 하는 구조인 셈. 이 부분은 아티스트 주도의 대중문화에 익숙한 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비 측이 이번 배심 평결의 패인으로 꼽는 것도 이같은 문화의 차이다. 비측 박종욱 변호사는 "배심원의 판단은 두가지였던 것 같다"면서 "어쨌든 이익을 본 자가 손해본 자에게 배상한다는 단순한 논리와 '스타엠과 레볼루션이 비의 에이전트에 불과하니까, 대리인의 책임은 가수의 책임이다'는 것이다. 두번째 의견을 바로 잡는 게 이의제기에서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소속사 안에 가수가 있다. 그래서 가수는 (공연 취소 등의 사안에) 의사결정권이 적다. 비는 스타엠이 주최한 무대에 서는 가수였을 뿐이라는 비의 말을, 미국인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우리도 그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는 데 미흡했던 것 같다"고 평했다.

미국과 다른 공연 시스템을 확실히 인지시킨다면, 판사가 배상액을 크게 낮출 수도 있다는 게 비측이 기대하는 바다.

이의제기 - 항소 - 대법원

비에게 남은 기회는 두 번 정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배심 평결과 관련해 법원에 이의제기를 하는 것이 남았고(금주 예정), 그 후 판사의 판결에도 불복할 경우 항소를 할 수도 있다. 항소에서도 지면 대법원에 가는 방법도 있다. 다만 대법원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이의제기에서 한국 공연 시스템을 충분히 인지시킨다는 목표다.

미국인 변호사 A씨는 "어떤 케이스든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어필할 수 있다. 법원에 돈을 내야 하고, 변호사 비용도 들기 때문에 부담은 되겠지만 누구나 한번 더 어필할 기회가 있다. 이후 판결은 누구도 예상 못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다만 이의제기, 항소 후에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상황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그는 "그때는 대법원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바쁘게 마련이라, 모든 케이스를 받아주진 않는다. 그래도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면 항소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악재'는 맞지만 '위기'는 아니야

만약 이의제기 및 항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해도 비가 휘청거리진 않을 것이라는 게 비 측 입장이다.

증권가에서 이번 소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비의 소속사인 제이튠 엔터테인먼트 때문. 일각에서는 제이튠이 이번 재판으로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제이튠은 이번 소송과는 관계가 없다. 비가 월드투어를 개최한 2007년 당시 비의 소속사는 JYP엔터테인먼트였다. 이번 재판 결과도 비의 '개인적'인 일일 뿐 제이튠 엔터테인먼트가 금전적인 배상을 할 필요는 없다.

박 변호사는 "비가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주주이고, 경영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소송으로 인해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의 재무구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순 없다. 주가 하락 등 악재는 있겠지만, CF를 포함한 비의 연예활동에 제한이 생긴 건 아니기 때문에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의 위기로까지 확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진출 역시 그대로 진행된다. 이의제기, 항소 모두 실패한다 해도 비가 배상해야 할 액수는 50억원 가량이다. 환율을 아무리 높게 잡아도 60억원 수준. 60억원이 매우 큰 돈이긴 하지만, 향후 미국 활동을 포기할 만큼의 위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비와 소속사가 판단할 문제지만, 비의 연예활동에 제한이 생기진 않을 것 같다. 미국 활동도 마찬가지다. '닌자 어쌔신' 홍보를 포함해 모든 활동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배상금 주는 게 무서워 미국 활동을 포기하진 않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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