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의 후이위안 인수를 저지시킨 중국 정부가 옹색한 변명을 이어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 부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은 외국인 투자에 언제나 개방돼 있다며 투자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24억달러에 달하는 코카콜라의 후이위안 인수가 무산된 데에 따른 후폭풍을 의식한 발언이다. 후이위안은 중국 천연주스시장에서 46%를 차지하는 중국 최대주스업체. 글로벌 음료업체 코카콜라가 이를 인수하려 하자 중국 상무부는 지난 18일 반독점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인수합병(M&A)을 불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8월 개정된 중국 반독점법 28조에 따르면 상무부는 중국 내 독점을 야기하는 M&A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
외국 언론은 이번 인수 저지를 반독점법을 이용해 국내 알짜기업들의 인수를 방어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상무부의 주장과 달리 중국 음료시장에서 후이위안의 시장점유율은 10.3%에 불과해 9.7%를 차지하고 있는 코카콜라가 인수하더라도 전체 점유율은 20%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천부장은 “이는 큰 오해”라며 “이번 인수가 무산된 것은 해외 투자에 관한 중국정부의 정책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코카콜라와 후이위안 모두 외국 기업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후이위안은 홍콩 상장기업으로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케이만 군도에 등록돼 있다.
그는 상무부가 이번 인수를 반대한 것은 단지 이번 M&A가 중국 내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기업들이 중국에 계속해서 투자하길 바란다”며 “반독점법이 개정된 후 중국 정부는 많은 M&A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침체를 틈타 대대적인 외국 기업 사냥에 나선 중국 정부의 이율배반적 태도에 각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중국 국영 알루미늄업체 차이날코가 세계 2위 광산업체인 리오 틴토의 인수에 나서자 리오의 국적국 호주 정부가 이미 이를 저지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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