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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는 '술~술 vs 와인은 '슬~슬'

최근 국내 주류시장에서 한국과 서양의 전통 발효주인 막걸리와 와인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상대적으로 싼 가격의 막걸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반면 '와인 붐'을 타고 성장일로를 걷던 와인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막걸리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폭넓은 구매층이 형성됐으며, 원화가치 하락으로 급증한 일본인 관광객 또한 한국 방문시에 막걸리를 선물용으로 대량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두달 간 전점의 막걸리 매출은 전년대비 41%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역에서 가장 가까운 용산역점의 경우 두달 간 76%, 인천공함점은 59%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이마트 전점의 막걸리 매출은 지난해 12월 37%, 올해 1월 80%, 2월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에서의 막걸리 매출 또한 지난해 12월부터 3월 현재까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4% 증가했다. 전체 막걸리 매출의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역점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89.3% 신장했고, 군산점이 67.5%, 삼산점이 49.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업체 GS25가 지난 4일 1월과 2월 전국 3400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막걸리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6% 올랐다.

막걸리의 인기는 일본 현지에서 뜨겁다. 1993년 한국 막걸리 최초로 일본에 지사를 설립한 이동주조는 매년 20~30%의 성장률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1월에만 31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으며 올해는 지난해 319만달러보다 30%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서울탁주제조협회는 지난해보다 50배나 상승한 올해 수출액 6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국내 시장에서도 10% 정도 상승한 7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와인시장은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환율 급등으로 수입가격마저 오르면서 냉기마저 감돌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개 백화점 1,2월 와인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줄었다.또한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월 와인 수입액은 1182만달러로 지난해 1월보다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량 역시 2141톤으로 3335톤을 기록했던 작년 1월보다 36% 가량 줄었다.

와인업체 난립도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고 있다. 현재 와인시장에서 롯데, LG 등 대기업 와인 유통업체를 포함해 총 122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와인시장 침체라기 보다는 거품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며 "성장폭이 둔화된 만큼 업계가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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