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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200만 관객 모은 '워낭소리' 성공 비결은?

'핸드폰' '작전' '마린보이' 메이저 상업영화도 KO

[아시아경제신문 고재완 기자]
영화 '워낭소리'(감독 이충렬ㆍ제작 스튜디오 느림보)가 개봉 46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 영화는 현재 28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평일 6만명, 주말 10만명 가량을 모으고 있다. '핸드폰', '마린보이', '작전' 등 메이저 영화들을 줄줄이 KO시킨 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힘은 무엇일까.

◆상업영화 같은 흥행코드=일단 웃음과 감동 코드가 여느 메이저 영화 못지 않다는 것이 '워낭소리' 성공의 첫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워낭소리'는 정통 다큐 영화와 궤를 달리하며 상영 내내 극영화를 보는 듯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같은 기법이 다큐 영화로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관객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는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홍보마케팅사 '레인보우글로벌'의 김명훈 과장은 "'워낭소리'는 정통 다큐멘터리라기 보다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띄고 있다. 마치 상업영화를 보는 듯한 이런 형식이 관객들이 영화를 쉽게 이해하는데 일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워낭소리'는 다큐 영화를 멀리했던 관객에게 쉬운 형식의 다큐영화를 선보임으로써 더욱 쉽게 다가가게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깊다"고 말하기도 했다.

◆40~50대 관객의 무서운 입소문='워낭소리'의 성공은 한국영화에서 입소문의 힘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800만 관객을 동원한 '과속스캔들'에 이어 '워낭소리'는 이렇다할 광고 한번 없이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게다가 영화예매 사이트 맥스무비 조사 결과 '워낭소리'의 관객 52%가 극장에서 독립영화를 처음 본 경우였다. 또 이 영화를 본 관객의 81%가 "'워낭소리'를 통해 '독립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대답했다. 그동안 다큐 영화에 관심이 없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데 일조했다는 말이다.

또 '워낭소리'의 관객을 보면 40~60대 관객층이 30%를 넘는다. 그동안 "볼만한 영화가 없다"고 말하던 이들에게 마음에 쏙 드는 오락거리가 생긴 셈이다.

◆도시에 없는 색다른 우직함='워낭소리'의 농부와 소는 요즘 쉽게 볼 수 없는 우직함으로 똘똘 뭉쳐 있다.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짓는 노인, 생이 1년도 남지 않았지만 묵묵히 논밭을 가는 소, 마흔살이 넘은 소를 끝까지 팔지 않겠다는 노인의 고집은 각박한 생활에 찌든 도시인들에게 조그마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워낭소리'에는 요즘 상업영화에서 꼭 등장하는 극적인 반전이나 가슴 뛰는 클라이막스가 없다. 영화 자체도 우직함으로 뭉쳐있는 것이다.

한 영화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빠른 전개와 극적인 스토리에 길들여져 있던 관객들에게 '워낭소리'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다. 느리고 우직한 면을 강조한 것이 '워낭소리'의 최대 강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런 우직함이 숱한 경쟁 속에서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신선함을 가져다주며 흥행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분석이 중론이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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