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경제살리기 불 밝힌다] 대한주택공사
작년보다 1조5000억원 과감한 증액..관련 일자리 연간 16만5000명 창출
설계비용 더 들여 벽체·창호 두껍게.. 태양열·지열 활용 에너지 절약 앞장
경기침체가 확산되며 공공부문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금융위기로 실업률이 치솟고 가계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정부 등 공공부문이 재정 집행을 강화해 경기를 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건설부문에 활기를 불어넣기 바쁘다. SOC 투입 재정을 확대하고 조기집행을 독려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예산의 60% 이상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이에따라 지난 1월만 하더라도 정부의 예산집행 실적이 33조2000억원으로 당초 목표치인 25조1000억원을 훨씬 초과했다.
SOC예산이 많은 국토해양부만 해도 1월중 재정집행액이 4조745억원이었다. 계획보다 1조4000억원이 많은 수치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들도 같은 움직였다. 국토해양부 산하 13개 주요 공기업의 1월 집행액이 총 7조174억원에 달했다. 전체 사업비 41조2000억원의 17%를 한달동안 집행했다.
◆작년보다 1조5천억 더 투자...16만5천명 일자리 창출
대한주택공사(사장 최재덕)는 이 같은 공기업 역할론을 갈파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책을 마련, 실행에 돌입했다.
최재덕 사장은 올 신년사를 통해 내부의 공기업 역할 강화에 대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최 사장은 "IMF때보다 더 혹독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부도로 쓰러지는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온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주공은 사업비를 지난해보다 1조5000억원 더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15조8000억원의 사업비로 연간 총 16만5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투자액의 61%를 상반기에 조기집행, 경제 활성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하기로 했다.
더욱이 최 사장은 조기집행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불요불급한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라고 지시했다.
주공은 미래의 블루오션이 될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기 위한 노력에도 나섰다.
내년 착공될 의정부 민락택지지구의 중대형 아파트를 시작으로 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인 그린홈(Green Home)을 본격 공급하기로 했다.
그린홈은 기존 주택보다 에너지 소비량을 대폭 줄인 주택을 지칭한다.
◆저탄소 녹색성장도 선도...그린홈 시범 공급
그린홈은 아직 정확한 품질수준이 정해지지 않았다. 국토해양부는 그린홈 기술수준과 소요비용 등을 감안해 그린홈 수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주공은 자체적으로 시범단지의 경우 기존 주택보다 34.5% 이상 에너지를 절약하겠다고 밝혔다.
가구당 238만원의 비용을 더 투입해 벽체와 외부 창호를 두껍게 하고 일조 및 자연통풍을 최대화한 단지계획을 세워 에너지 절감 수준을 맞추기로 했다.
에너지 절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외부 벽체와 지붕 등 주택의 외피. 외부와 접한 곳에서 열 손실이 가장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열과 옥상녹화 등을 실시할 경우 최대 25%까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에 들어가는 설비시스템도 중요한 부분. 냉난방시스템과 환기시스템 등을 최적상태로 만들고 보일러 등 장비도 고효율화하면 20%까지 에너지 절약을 끌어낼 수 있다.
주택 외부환경 또한 개별 주택의 에너지 절약에 영향을 미친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인공지반을 녹화하고 바람길을 조성하면 10% 정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소개했다.
주공은 주택 내외부의 개선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활용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태양열, 지열과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가정과 도시 전체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최재덕 사장은 시범단지의 에너지 절감률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발표한 34.5%보다 5.5%p 높은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다.
주공은 단열성능 강화와 IT기술 도입, 고효율 기자재 사용,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주공 민락지구 중대형 아파트는 전력과 냉난방비 등 에너지 사용비를 최대 40%까지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공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률과 에너지 비용 절감률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그린홈에 입주하게 될 서민들은 상당부분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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