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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기아차 광주2공장 '야간휴무' 논란

使 "잘 팔리면 안만들고 싶겠나?"
勞 "단기처방보다 장기 안정책을"


광주지역 총생산의 25%를 차지하는 기아차 광주공장이 혼란스럽다.
경기불황으로 소형SUV 판매가 급감하면서 스포티지를 생산하는 광주2공장의 감산 대안으로 회사측은 야간휴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절대불가를 주장하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이 문제는 올 '춘투'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조속한 문제해결을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라고 주문했다.

▲현 상황은=2000명이 근무하는 광주2공장은 지난달 말부터 야간에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다. 국내외 누적된 재고물량이 수개월분에 이르기 때문에 주간조 6시간만 가동하고 야간조는 출근만 할 뿐 생산은 하지 않는다. 오후 8시30분 출근한 근로자들은 반별 간담회와 일부 교육으로 일과를 때우고 있다.

이 때문에 사측은 비가동라인을 대상으로 아예 휴무를 실시하겠다며 노조에 실무협의를 요청했다.

"만드는대로 팔리기만 한다면 24시간 풀가동해 한대라도 더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재고만 쌓이는 상황에서 휴무를 통해 생산량을 조절하자는 것"이 사측의 명분이다.

판매부진과 재고과다, 이에 따른 생산오더 급감으로 정상적인 근무형태 유지가 힘겨운 현실에서 회사의 생존과 전 종업원의 장기적인 고용안정을 위해 2공장의 야간휴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스포티지 생산량은 지난해 11월 1만400대에서 12월 7600대로 줄었고, 지난 1월에는 3100대로 전달에 비해 생산대수가 절반넘게 감소했다.

주야 2개조가 1주일 주기로 주야간 교대근무하는 현 시스템에서 야간휴무가 도입되면 2공장 근로자들은 한달 가운데 2주는 일하고 나머지 2주는 쉬게 된다.

반면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내건 노조는 단순히 비가동라인에 대한 단편적인 방안보다는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자며 노사 실무협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특히 노조는 올 사업계획 물량조차 판단할 수 없는 시점에서 단순히 2월 운영방안만을 기준으로 휴무를 논의하는 것은 이후 더 큰 위기상황을 대비해 올바른 해법은 아니다는 반응이다. 스포티지 후속인 SL(프로젝트명) 투입에 대비한 직원 교육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서는 사측이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밀어붙이기 의도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노사의 주장이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면서 아직까지 휴무와 관련해 뾰족한 해법은 도출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경제계 일각에서는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아차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휴무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주장을 내놓고 있다.

기아차는 앞서 잔업을 하지않고서도 관행적으로 지급돼 왔던 잔업수당 문제를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제도를 개선한 바 있다. 당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라'는 여론이 크게 작용했으며, 노조는 명분싸움에서 밀리면서 두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이번 휴무문제 또한 '일하지 않고 어떻게 임금을 받을 수 있냐'는 지역사회의 따가운 여론이 노조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이를 등에 업은 사측의 정면돌파가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칫 노사의 극한대치가 파행으로 이어질 경우 기아차 문제는 지역 노동계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기아차로서는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다.
때문에 파국을 막기 위한 최선의 카드를 찾는데 노사가 골몰하고 있으나 상생방안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지난번 환란위기 때처럼 기아차가 흔들리면 광주지역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며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노사가 서둘러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든 노조든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이를 헤쳐나갈 수 있는 현명한 대안을 찾는데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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