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Q가 배우 전지현 씨의 휴대폰 복제로 인해 홍역을 앓는 통에 IHQ의 최대주주인 SK텔레콤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SK텔레콤이 400억원 이상 투자한 IHQ가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주가도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데다 휴대폰 복제 사건으로 시장의 신뢰까지 잃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05년 'IPTV시대'를 대비한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IHQ와 로엔엔터테인먼트(옛 YBM 서울음반) 등 엔터테인먼트 업체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IHQ의 경우 유상증자에 참여해 144억원을 출자, 800만주를 취득한 데 이어 정훈탁 IHQ 대표로 부터 IHQ 주식 500만주를 274억원에 매입하는 등 IHQ 지분 37.09%를 매수하는 데 총 418억원을 쏟아부었다.
4년 가까이 흐른 지금 SK텔레콤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평가액은 투자액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92억원에 불과하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손실액이 적은 규모는 아니다.
더욱이 IHQ는 지난해에도 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SK텔레콤으로의 피인수 후에도 별다른 실적개선을 하지 못하고 있다.
IHQ는 지난 2006년과 2007년 각각 26억원, 8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이 IHQ의 손실이 계속되는 이유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불황이 한 원인이지만 SK텔레콤과 연계한 사업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기존 통신서비스 및 플랫폼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통신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기존 콘텐츠 공급업체들과의 다양한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IHQ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원활한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IHQ 8명의 등기임원 중 5명을 SK텔레콤측 인사로 채웠다.
SK텔레콤의 전략콘텐츠 개발TF장을 역임한 최진 씨를 비롯해 홍성철 SK텔레콤 인터넷사업단 단장 겸 C&I 기술원장, 박성하 C&I 전략담당 등 5명의 등기임원이 SK텔레콤측 인물이다.
SK텔레콤은 IHQ가 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별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며 가시적인 시너지 효과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HQ는 소속 연예인에 대한 휴대폰 복제 파문과 이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소속 연예인과의 '노예 계약'을 정정하라는 지적도 받는 등 엔터테인먼트 대장주로써의 신뢰마저 잃었다.
IHQ는 엔터테인먼트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코스피 시장에 상장돼 있다. 전지현과 차태현, 정우성 등 스타급 연예인들의 소속사로 연예계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으나 한번 잃은 신뢰를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HQ가 SK텔레콤으로 피인수될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1위 무선통신업체와 대형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4년이 지난 지금 두 업체가 얻은 것은 별반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엔터테인먼트업체 관계자는 "IHQ는 피인수 당시에도 적자 경영이 지속되고 있었다"며 "SK텔레콤이 적자 기업 인수 후 흑자전환을 위한 구조조정이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노력에 소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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