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CEO로 공식 선임된 뒤 취임식을 신호탄으로 새출발을 하게 되는 'KT 이석채호(號)'가 완벽한 항해를 위한 다각적인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이석채 신임사장 내정자는 취임과 함께 현행 '7실 1소 7부문 1본부' 구조를 '2센터 5실 5부문 1본부'로 바꾸는 대규모 개편을 준비중이며, 남중수 전 KT 사장 시절부터 추진해 온 KTF와의 합병도 올 상반기내에 마무리하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개편의 규모와 내용에 관심 쏠려
이 사장 내정자가 취임을 앞두고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바로 조직개편이다. 이를 통해 기능은 간소화하는 대신 힘있는 구조로 기존 조직에 메스를 가해 향후 KTF 합병 이후까지 감안한 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관련업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KT의 조직 규모가 축소되면 KT의 임원 수가 줄어들게 되며, 자회사인 KTF 역시 KT로의 합병 이후 임원 수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KT는 또한 KT-KTF 유통망 통합에 맞춰 올 2월까지 전국 267개에 이르는 KT플라자(옛 전화국)를 약 5분의 1 수준인 56개로 단계적으로 축소"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각 지역본부 담당 임원 숫자도 줄어들게 되며, 경영쇄신의 일환으로 임원들에 대한 현장의 팀장 겸직제도를 도입해 경영효율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외형만 거대 공룡인가
통신시장의 거대 공룡이라 불리는 KT는 지난 지난 2001년부터 8년째 매출이 11조 원대에 머물러 있고 수개월간 경영진 수사로 인한 경영 공백 등으로 인해 성장의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KTF와 '합병'이 전망대로 올 상반기 내 마무리 되면 외형 측면에서는 매출 20조원(지난해 예상매출 KT 11조원, KTF 9조원) 규모의 공룡으로 변신하게 된다. 하지만 두 회사간 거래가 '내부 거래'로 바뀌면서 1조2000억원 가량의 매출(PCS재판매 수수료 및 상호접속료 등)이 빠지게 돼 결론적으로 19조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럴 경우, 외형적으로는 KT가 통신시장에서 1위의 위치를 고수하게 되지만 이는 말그대로 외형적인 형태에 국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KT의 유력사업인 유선전화의 매출 감소와 함께 초고속 통신망 사업, IPTV, 와이브로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하고 탄탄한 미래 수익구도를 잡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KT가 성장정체에 머물러 있는 와중에 이통 1위인 SK텔레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SK텔레콤은 올해 국내 통신업체로는 처음으로 망내 통화료 할인 등을 실시하며 KT의 유선전화 시장을 크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매출이 11조원으로 예상되는 등 2005년 매출 10조원을 넘어선지 3년만에 12조원대를 눈앞에 두는 등 KT를 코끝까지 추격한 상태다.
아울러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가 바람을 일으키면서 추가로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집전화 시장에서도 위태롭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합병 반대가 변수로 남아
SK텔레콤 등 경쟁사들은 KT-KTF 합병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선 상태다. 이에 따라 합병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유선시장의 92%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KT가 무선 2위 사업자인 KTF와 합병할 경우, 유선의 영향력이 무선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높아 시장의 공정경쟁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며 합병 절대불가 주장을 펴고 있다.
SK텔레콤은 방송통신위가 부득이 KT-KTF 합병을 인가한다고 하더라도 그 전제조건으로 KT의 시내망 분리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SK텔레콤을 비롯해 이동통신 3사의 경우, KT의 시내망을 이용하면서 일정부분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F가 KT에 흡수 합병된다면 KTF에만 18%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해 경쟁사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용선 기자 cys46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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