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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우량 지역은행 꿈꾸는 송기진호 출범

광주은행 송기진호 닻을 올렸다


광주은행의 '송기진 호(號)'가 출범했다.

26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송 행장은 임기 3년의 은행장직을 수행하게된다. 송 행장은 이날 광주은행을 '지역사회와 함께 번영하는 Super Regional Bank(초우량 지역은행)'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갈 길이 쉽지않아 보인다. 내년 2월이면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되고 내년 중 헤지펀드 도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진행되는 등 금융제도 변화에 따른 시장과 산업질서의 격변이 예고돼 있다.

이같은 금융시장 재편 모드에서 지방은행인 광주은행의 생존 전략 수립은 지역경제계의 초미의 관심사다.

지방은행으로서의 면모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금융경쟁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광은의 앞날과 관련, 광은의 실태 및 현황, 송기진호가 헤쳐나아가야 하는 길, 지역민 기대 등 3편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지난 2000년 공적자금 4318억원을 수혈 받은 광주은행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총 자산규모는 18조3000억원. 2006년 15조2000억원에 비해 3조1000억원(20.4%)이난 늘어난 것이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말 1127억원(세전이익 1524억원)을 기록, 당기순이익과 세전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226억원(25.1%), 289억원(23.4%) 증가했다. 총수신과 총대출규모도 1년새 각각 1조원(9.2%)과 1조2천억원(14.3%) 증가했다.

올들어 1분기에만 사상 최대 규모인 407억원 순이익을 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64%, 연체율은 0.66%로 각각 개선되고 있다.

광은은 특히 수익증권판매 잔액이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원이나 늘었다. 비이자 수익증대를 통한 수익모델의 다양화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이다.

최근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800억원을 주주배정 방식으로 증자를 완료하기도 했다.
이로써 자본금은 2204억원에서 3004억원으로, 자본잉여금은 312억원에서 845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대기업 거래가 늘면서 우량여신이 총여신의 70%까지 육박해지면서 재무구조가 탄탄해졌다.

광주은행의 시장가치도 1조2000∼1조3000억원으로 키우는 등 성장성과 수익성, 경영 안전성 측면에서 모두 성과를 냈다.

이런 눈부신 성과는 과감한 구조조정에서 비롯됐다. 지난 5년 동안 1000여명이나 직원을 감축했다.

남은 직원들도 2000년 이후 3년 동안 평균 임금 50%를 반납하는 등 어려움에 동참했다. 수익없는 점포도 대폭 정리했다. 지난 97년 147개까지 늘어났던 점포는 2002년 112개로 감소했다.

IT 투자비 및 소모성 경비도 대폭 삭감했다. 2000년 127억원까지 사용했던 소모성 경비는 지난해 96억원으로 대폭 줄었다.구조조정과 더불어 기능재편도 추진했다.

본부 인원 200여명을 감축, 일선 영업점에 재배치하고 노동조합도 구조조정에 적극 협력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금융계는 광은이 향후 3년간 본격적인 존폐의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적인 금융환경이 현실에 안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우선 내년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ㆍ정부의 금융규제 완화와 맞물려 2차 금융빅뱅을 앞두고 있다.

특히 1984년 4월 정부가 발표한 금융ㆍ기업 구조개혁 촉진 방안이 1차 금융빅뱅의 신호탄이었다면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산업은행의 민영화계획은 2차 빅뱅의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투자은행업무인 유가증권의 인수, 인수합병(M&A)의 중개ㆍ주선ㆍ직접참여, 사모펀드(PEF) 결성 확대 등을 통해 대형증권회사와 금융지주회사 등과 치열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더구나 민영화라는 광주은행만의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이르면 올 하반기 내에 지분 매각에 착수하면서 본격적인 민영화 계획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이미 밝힌 바 있어 2010년까지는 민영화 작업이 완료될 것이란 게 지역 금융권의 관측이다.

민영화 문제는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와 연계돼 있어 자회사의 CEO 입장에서 '쾌도난마(快刀亂麻)'식의 방안을 내놓을 수는 없지만 '지역은행은 지역민의 손에'라는 기치를 내걸고 인수를 추진중인 지역 상공인들과 현실적 문제를 놓고 어떻게든 담판을 지어야될 시점이다.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길을 걸어온 광주은행이 새 은행장을 맞으면서 또한번의 분기점을 맞고 있다.

광남일보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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