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정기자
코스피가 2300선대로 떨어지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미국 상호관세에 따른 중국의 보복 관세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한 영향이다. 8일 증시는 전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일단 반등했지만 당분간 살얼음판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8일 오전 9시15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43.10포인트(1.85%) 오른 2371.30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은 14.12포인트(2.17%) 오른 665.42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전일 5% 넘게 하락하며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됐다. 글로벌 증시에 '검은 월요일'을 몰고 온 것은 미국의 상호관세에 반발한 중국의 보복 관세 부과 때문이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국과의 협상이 진행되겠지만 보복 관세와 이에 대응하는 맞불 관세 등은 아직 진행형이고 현 사태의 변화 가능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 밖에는 없다는 점, 또한 연방준비제도(Fed) 등의 대응 여력은 충분하나 선제적 대응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실망을 넘어 자산시장에서 무질서한 하드랜딩(경착륙)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며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아직 관세 문제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인 만큼 증시 조정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5년 말 감세 주요 규정 만료, 2026년 중간선거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며 상대국들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관세에 강경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들의 보복 관세 시 추가 관세가 있을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로, 물론 일각에서 주장하듯 트럼프 대통령이 유예기간을 추가로 줄 수도 있다. 다만 정황상 기간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로 촉발된 조정이기 때문에 반등 모멘텀도 관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정 지속 여부는 관세 협상, 특히 미국과 중국의 상호 대응 강도에 달려 있다"면서 "반등 관련해서는 관세 협상에 대한 긍정적 변화 기류, Fed 금리 인하와 각국의 대대적 경기 부양 노력 등이 빠르게 가시화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경우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하방 경직성이 확보된 상황이어서 향후 경기 부양책이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은 대내 정치적 이벤트가 지나가며 일정 수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과 연동되는 대외적인 요인의 영향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며 "향후 대선 레이스를 거치며 미국 외 경기 부양책에 대한 모멘텀이 있는 지역과 유사하게 자국 내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로, 추경이 20조원 이상이면 한국 경기 부양 효과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며 한국 주식시장 상승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당분간 살얼음판 장세를 보이겠지만 매도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이다. 박 센터장은 "리세션 프라이싱(침체에 따른 가격 반영)이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각국의 노력 및 관세 협상 등에 따라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주식 매도로 대응하지는 않아도 될 듯하다"면서 "글로벌 자산배분을 강화하고 국내 주식에서는 관세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방위산업, 조선, 인터넷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등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