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탄핵 기각에 '반탄' 결집 최고조…與의원들, 헌재 앞 집결(종합)

권성동 "野, 정략적 탄핵남발, 석고대죄해야"
윤상현 "尹대통령 탄핵각하만이 유일한 답"
나경원 "민주당 8전 8패…국민께 사과해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된 윤석열 정부 인사들에 대한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모두 기각되자 대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평의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막판 여론 결집을 노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29건 연쇄 탄핵 중 헌재가 선고한 8건의 탄핵소추는 전부 기각됐다. 헌법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탄핵받아야 할 대상은 감사원장과 검사들이 아니라 이 대표와 민주당"이라며 "정략적 탄핵 남발을 포함한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우리 국민들은 지난 2년간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와 국헌 문란 행태를 비로소 알게 됐다"면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만에 하나라도 결정에 법적 흠결이 있다면 국정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고 국민 통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사실상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김기현, 추경호,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감사원장 및 검사 탄핵심판 선고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당 지도부는 릴레이 시위, 탄원서 제출과 관련해 '개별 의원의 각자 소신'이라며 동참하지 않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해 윤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당론으로 탄핵반대 릴레이 시위 등을 정할 경우 헌재에 불필요한 자극을 줄 수 있어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울지라도 의원들의 집단 움직임은 막지 않겠다는 취지다.

이에 윤상현·강승규 의원이 지난 11일 시작한 헌재 앞 24시간 릴레이 시위에는 국민의힘 의원 62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들 의원은 5인 1조로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매일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나경원 의원이 주도해 지난 12일 제출한 윤 대통령 탄핵 각하 탄원서에도 국민의힘 전체 의원 108명 중 76%에 해당하는 82명이 서명을 했다.

국민의힘 기독인회 의원들은 이날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전한길 강사와 함께 '탄핵 각하 길 걷기' 행사를 진행하기 전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각하가 유일한 답이다. 절차적 흠결은 결과의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며 "탄핵 각하만이 한국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는 염원을 담아 걷고 또 걷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윤 의원을 비롯해 윤재옥·조배숙·성일종·인요한·김민전·임종득·이종욱·박충권·김종양·이인선·김장겸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나 의원도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릴레이 시위를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8전8패, 정략적 줄탄핵 줄기각에 대해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폭력적 방탄용 정략탄핵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고발과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비판했다.

헌재를 향해서도 "헌재는 간단한 사유도 오래 끌면서 실질적으로 국정마비의 공범의 역할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박성재 법무부장관에 대한 탄핵에 대해서도 빨리 결론을 낼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헌재도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탄핵 찬성 목소리에 대한 '각자의 소신'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12·3 비상계엄 해제안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김상욱 의원이 최근 "윤 대통령 탄핵 기각 시 단식하겠다"고 발언하자 여당 의원 텔레그램 단체방에는 전날 '김 의원을 징계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강민국 의원의 징계 요청에 조배숙·강승규 의원 등은 동의 의사를 밝혔고, 김 의원은 "보수주의자로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소신을 갖고 있고,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는 생각 역시 그 연장"이라고 반박했다.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윤석열)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자당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홀로 본회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현민 기자

정치부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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