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참 속 폐회한 G20 재무회의 '다자간 무역체제 의지 확인'

남아공 G20 재무회의 폐회
美 불참속 공동성명 불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한 각국의 재무장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 맞서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체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보호무역주의'에 저항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적 관세부과에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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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가 27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회한 가운데 올해 G20 의장국인 남아공은 회의를 마치며 보호무역주의에 저항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장요약을 발표했다. 다만 "공동 성명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엔 미국, 일본, 유럽연합, 중국, 인도 등 주요 회원국 재무장관이 다수 불참했다. 한국에서는 김범석 기재부 1차관과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참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인도, 멕시코 등 주요 경제권의 장관들이 회의에 불참하고 대신 대리인을 파견한 이후 3일간의 회의는 난항에 빠졌다"고 전했다.

남아공은 의장요약에서 "WTO를 핵심으로 하는 규칙에 기반하고 비차별적이며 공정하고 개방·포용적이고, 공평하고 지속 가능하고 투명한 다자무역 시스템을 지지한다"며 "보호무역주의에 저항하겠다는 약속을 재차 강조한다"고 밝혔다.

또 "세계 경제에 대한 기존의 위험과 새로운 위험에 대처하고 금융 안정성을 보호하며 강력한 일자리 창출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다자간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회원국들은 올해 G20 주제인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기후 정책이 화두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파리협정에서 미국을 탈퇴시켰다. 국익을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는 취임 후 중국에 추가 10% 관세를 물린데 이어 멕시코, 캐나다, EU에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G20 회의에 참석한 유럽의 한 관리는 FT에 트럼프의 위협을 두고 유럽 재무장관들과 미국 관리들 사이에 거친 말(harsh words)이 오갔다며 "여러면에서 미국은 혼자였다. 유럽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세계에 나쁘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는 G20이 올해 말 G20 의장국을 맡게 될 트럼프 행정부와 충동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WTO에서 탈퇴하진 않았지만, 미국이 관여하고 있는 모든 다자기구에 대한 탈퇴를 검토 중이다. 게다가 G20을 바라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이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번 회의에 불참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회의에 불참하며 이 주제를 '반미주의'라고 비판했다.

국제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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