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석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로부터 탄핵되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있다. 내란 관련 정황 등이 속속 확인됨에 따라 정치권의 관심은 조기 대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집권 보수 세력의 파국, 야권의 심판 목소리 등은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유사하다. 향후 조기 대선 정국은 어떻게 흘러갈까.
야권의 전략가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8년 전 조기 대선 국면 당시 지지율 추이를 토대로 현 정국을 분석했다.
최 소장은 8년 전 조기 대선 정국과 비교했을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높은 축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당시 선거의 최종 승자였던 문 전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했을 때 유리하면 유리했지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한국갤럽 12월 3주 차 자료에 의하면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는 이재명 37%, 한동훈 5%, 홍준표 5%, 오세훈 2%, 김문수 2%, 이준석 2%, 유승민 2%, 안철수 1%, 우원식 1%였다"며 "2016년 12월9일 국회에서 탄핵 가결 2주 차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지지율은 당시 31~32% 수준이었다"고 소개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에게 무선전화 100%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15.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홈페이지나 갤럽을 참고하면 된다.
심판 대상이 된 국민의힘의 상황은 좀 더 복잡하다. 최 소장은 "국민의힘의 딜레마는 경선 승리 가능성과 본선 승리 가능성이 다르다는 점"이라며 "본선 경쟁력이 가장 강한 기준은 윤석열, 김건희와 비판적 입장으로 차별화되고 탄핵을 찬성한 보수여야 한다"고 봤다. 이 기준에서 봤을 때 국민의힘 대선 후보군 5인의 경쟁력에서 보면 가장 강력한 후보는 유승민 전 의원이라는 것이다.
최 소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탄핵을 찬성한’ 보수로 상대적 확장력이 있지만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해서는 입장 없음에 가까웠다"고 진단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는 "‘탄핵을 반대한’ 보수"라며 "당내 경선에서는 유리할지 몰라도, 확장력이 없다"고 했다. 탄핵 반대 여론이 21%로 조사되는 것을 감안할 때 "20% 초중반 지지율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경우에는 " ‘탄핵을 찬성한’ 보수로 상대적 확장력이 있고 윤 대통령 부부를 비판했다"면서도 "약점은 ‘국회의원’을 안 해봤다는 점, 검사 출신이라는 점"이라고 꼽았다.
반면 유 전 의원의 경우에는 " ‘탄핵을 찬성한’ 보수로, 윤 대통령 부부에게 비판적이고, 경제 보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본선 경쟁력'은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봤다. 다만 "당내 경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며 "국민의힘이 ‘대선승리’에만 집중한다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판단했다.
최 소장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가능성도 주목했다. 다만 이 의원의 가능성은 "국민의힘 후보로 누가 되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게 된다"고 봤다. 그는 "이 의원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경우는 홍준표가 대선후보가 되는 경우"라며 " ‘탄핵을 찬성한’ 보수가 이 의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최 소장은 8년 전 선거에서 이 같은 여론 층이 여러 후보를 갈아타며 옮겨 다닌 흐름을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유 전 의원이나 오 시장이 대선후보가 된다면 최악으로 봤다.
최 소장은 이런 이유로 "이 의원의 캠페인 전략은 예측할 수 있다"며 홍 시장을 띄워주고 유 전 의원 오 시장을 견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