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차민영기자
만년 적자를 면치 못하던 카카오페이증권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수수료 수익이 커진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회복으로 관련 적자도 줄어든 영향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4분기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2020년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이후 처음 기록한 흑자다. 경영진이 당초 직원들에게 공언한 '흑자 전환 시 특별 휴가 지급' 약속에 따라 모든 임직원에게 5일 포상 휴가도 지급됐다.
이번 흑자 전환은 증권가에서도 예상을 뛰어넘은 성과라는 반응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1분기 -105억원, 2분기 -91억원, 3분기 -62억원 등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적자 폭은 빠르게 줄여가겠지만 흑자 전환은 내년에도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카카오페이증권이 내년에도 영업손실 83억원, 순손실 89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 거래대금 수수료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올해 3분기 주식거래 대금은 1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주식거래 건수와 주식 잔고는 각각 199%, 91% 증가했다. 거래 회수당 수수료가 부과되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 역시 대폭 증가한 셈이다. 이런 상승세는 올해 내내 지속됐다. 앞서 1분기와 2분기에도 분기 주식거래대금은 11조원대로 올라섰다. 1년 전 대비 각각 154%, 74% 증가한 것이다.
특히 해외 주식거래가 효자 노릇을 했다. 3분기 카카오페이증권의 해외 주식거래 대금은 1년 전보다 95% 늘어났다. 연초 거래 수수료율을 0.05%에서 0.07%로 인상했음에도 거래대금이 증가했다. 지난 9월 말 거래 수수료율을 다시 한번 0.1%로 올리면서 더 높은 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해외 주식거래 중개 수익을 나타내는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02억원으로 상반기 누적 대비 46억원 늘었다. 지난 1, 2분기 총 수수료 매출과 맞먹는 수익을 3분기에 거둔 것이다. 다만 0.1%로 올려도 여전히 업계 최저 수준이다. 통상 증권사 해외주식거래 수수료율은 0.07~0.50% 수준이다.
해외주식 거래 선호 현상이 여전한 만큼 카카오페이증권의 내년 연간 흑자 전환도 가시권에 진입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해외주식 보관 금액은 1212억달러로 지난해 전체 대비 이미 57.6% 증가했다. 민간 해외주식투자 잔액은 2019년 말 이후 연평균 19%씩 늘어나고 있다. 상법 개정이 정체돼 있고 미국 증시와 달리 산타 랠리도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주식을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행렬이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부동산 PF 시장 회복도 적자 폭 감소에 일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그룹이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PF 프로젝트 중 일부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올라오면서 수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의 분기 수탁수수료 100억원 달성이 눈앞에 다가왔다"며 "매출 증가와 비용 통제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