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 여파, 연말특수 노렸던 자영업자·소상공인 '울상'

계엄 후 예약 취소 경험한 자영업자 46.9%
국회의장 "자영업 어려워, 송년회 재개" 당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내수 위축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연말 대목을 노리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사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12월 매출 나라가 미쳐 돌아가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교육업에 종사한다는 글쓴이 A씨는 "원래 12월이 성수기라 가장 큰 매출이 들어와야 한다"며 "나라가 미쳐 돌아가서 '평타(평균은 한다)'도 못 때리고 있다. 10년간 교육업을 해왔는데 최악의 12월"이라고 토로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내수 위축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연말 대목을 노리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사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어 그는 "(교육이) 아이들 대상이 아닌 성인들 대상이라 경제가 어려워지면 바로 알게 된다"면서 "계엄 후 광고 CPC(클릭당 비용) 단가까지 2배로 뛰었다. (사람들이) 광고 클릭도 안 한다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교육업을 하는 주변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처참한 데 많더라. 오늘 헬스장 관장과 식사하는데 역대 최악이라고 한다. 올스톱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접한 또 다른 자영업자는 "12월 계엄 이후로 여파가 너무 크다. 저뿐만이 아니라 주변도 그렇다"며 "돈도 돈이지만 소비할 여유가 없는 사회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또다시 계엄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심리 위축 주원인인 것 같다"면서 "마음이 불편하니 모이지도 않고 다니지도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 현황조사’에 따르면 외식업·숙박업자 505명 중 237명(46.9%)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단체예약 취소 등 직·간접적 피해를 보았다고 답했다. 주요 피해 사례는 외식업의 경우 '송년회 등 연말 단체 회식 취소, 숙박업은 '여행객의 투숙 취소, 안전 여부 문의'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경기 둔화와 계엄 사태 이후 탄핵 등 일련의 과정에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지속되자 국회에서도 내수 진작을 위해 연말 행사를 예정대로 추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자영업과 소상공인, 골목 경제가 어렵다는 현실에 국회의장까지 나섰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자영업, 소상공인, 골목 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 현황조사’에 따르면 외식업·숙박업자 505명 중 237명(46.9%)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단체예약 취소 등 직·간접적 피해를 보았다고 답했다. 주요 피해 사례는 외식업의 경우 '송년회 등 연말 단체 회식 취소, 숙박업은 '여행객의 투숙 취소, 안전 여부 문의'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등 일부 경제 단체 또한 19일 회원사들에 협조 공문을 통해 내수 진작과 소상공인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 예정된 연말연시 행사 및 모임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임직원 연차휴가 사용 권장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경협은 회원사에 협조 요청한 사항은 ▲연말연시 행사·모임 예정대로 진행 ▲임직원 잔여 연차 사용 권장 ▲비품과 소모품 선구매 ▲행사 조기 계약 및 계약금 선지급 ▲ 협력사 납품 대금 조기 지급 등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과 예정된 행사·모임 등의 취소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내수 부진 극복과 소상공인의 경영난 타개를 위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