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당내 의원들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탄핵안 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이 사퇴하면서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했지만, 한 대표는 사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중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당에 오자마자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싸움이 시작됐다"면서 "그 싸움 중에 결국 우리 당은 총선 참패. 총선 후 대표로 등장한 한 대표는 총구가 항상 대통령에게 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이어 "야당이 무자비한 탄핵으로 방송통신위원장 하나 제대로 임명 못 해도, 감사원장을 탄핵해도, 중앙지검장을 탄핵해도 우리 당 대표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잠시 오른 것은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당 대표가 2주간 대통령 욕을 안 한 그때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당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인물을 그저 이용해 보려는 욕심이 있었던 것 아닌가. 홍준표 대구시장의 용병 불가론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라면서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당헌에 따라 전국위원회 의장은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 조치를 지체 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휘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투표를 내가 했습니까', '비상계엄을 내가 내렸습니까' 한 대표의 그 말이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며 "절망했다"고 했다. 탄핵안 가결 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탄핵에 책임지라'라며 따지자 한 대표가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이번 탄핵안 표결에서 최소 12표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은 "다만, 명료한 것은 신념과 소신으로 위장한 채 동지와 당을 외면하고 범죄자에게 희열을 안긴 그런 이기주의자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한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