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에 이어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준법투쟁(태업)’에 나선 첫날인 20일 서울 지역 출근길은 일부 혼란이 빚어졌지만 대체로 걱정했던 출근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일부 역에서 열차가 평소보다 천천히 가거나 가다가 서는 경우도 있었다. 열차 지연으로 정시 출근을 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출근을 서둘러서 정시 출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준법투쟁이 계속될 경우 퇴근길을 걱정하는 시민이 많다. ‘준법투쟁’은 쟁의행위인 태업의 일종으로 근로기준법 등 법규가 요구하는 조건대로 행동하거나 시간 외·휴일 근로 거부, 정시퇴근 또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인정된 휴가 단체사용으로 업무능률을 저하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수도권 전철 1·3·4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등을 운행한 수도권 전동열차 288대 가운데 20분 이상 지연된 열차는 8대로 파악됐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수도권 전철과 경의중앙선 열차 지연 운행이 두드러졌다.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오전 8시 기준 수도권 전철의 정시 도착률은 100%였고, 20분 이상 지연된 사례도 없었다"고 전했다. 항상 사람들로 붐빈 신도림역은 평소보다 혼잡했다. 바쁘게 환승하는 사람들 사이로 ‘열차가 10~20분 지연돼 죄송하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준법투쟁답게 일부 열차는 승객이 모두 탄 뒤에도 1분여 동안 문을 연 채 출발하지 않았다. ‘감시·처벌 없는 일터 쟁취’ 피켓을 운전석 유리창에 붙인 열차도 있었다.
시민들은 본격적으로 파업이 시작되면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5호선 광화문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준법투쟁이 뭔지 몰라 오늘 출근은 무조건 서둘러서 나왔다"면서도 "퇴근길은 가뜩이나 비슷한 시간대에 사람들이 몰릴 경우 10~20분보다 더 지연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준법투쟁이 이러면 12월에 진짜 파업을 하면 연말연시 앞두고 시민들이 많이 불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