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KT가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IT) 기술을 융합해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향후 4년 내 가시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인력 재배치가 일단락됐다고 보고 본격적인 AI 기업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모양새다.
6일 KT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인력 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기술전문 자회사 두 곳(KT 넷코어, KT P&M)을 신설해 직원들을 전출하고 특별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 4일까지 시행한 전출 희망자 접수 결과 KT넷코어 1483명, KT P&M 240명 등 총 1723명이 신청했다. 특별희망퇴직에는 2800여명이 신청했다.
신설법인 전출 인력을 포함해 희망퇴직 신청자가 모두 퇴직하는 것을 가정했을 때 KT 직원 수는 기존 대비 23% 줄어든 1만5000여명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신설 자회사는 선로와 전원 등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유지 보수 등의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각급 인사위원회에서는 지원자들의 직무 전문성과 역량 등을 고려해 적합 인력을 최종 선발한다. 해당 직원들은 신설 법인이 출범하는 내년 1월에 공식 발령된다.
KT는 이와 함께 공시를 통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현재 6%대에서 2028년 9∼10% 수준으로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공개했다. ROE는 자기자본을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인력 재배치를 마무리한 후 분명한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KT는 AI와 IT기술을 접목한 ‘AICT 컴퍼니’로 사업구조를 전환할 계획이다. 통신, 미디어, 네트워크, IT 등 각 분야의 구조적 혁신을 통해 기업간거래(B2B)에서 AI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KT의 별도 기준 서비스 매출의 약 6%를 차지한 AI와 IT 부문을 2028년까지 약 3배인 19%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혁신을 통해 현재 6%대인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을 2028년에는 9%대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유휴 부동산과 매도가능증권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개발해 자산 유동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개선된 현금 흐름은 신규 사업 투자와 주주환원에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할 예정이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이에 따른 성과와 이행 여부 등을 자본시장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KT는 최근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적용한 ‘지니 TV 셋톱박스 4’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IPTV 셋톱박스에 8K UHD 칩셋을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셋톱박스에 각종 센서가 장착돼있어 TV 화면 밝기와 볼륨을 상황에 따라 조절해주고, 사용자가 거실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TV를 켜주기도 한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내년 지니 TV에 특화된 고성능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은 "KT는 IPTV 셋톱박스를 고객과 AI를 연결하는 ‘AI 허브’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여러 빅테크와 협업을 통해 토털 AI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