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주말 대낮에 서울 강남구 한복판에서 8중 추돌 사고를 운전자 20대 여성 A씨의 사고 당시 모습을 담은 CCTV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일 오후 1시42분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국기원입구 방향에서 강남역 방향 1~3차로에서 발생한 8중 추돌 사고 영상이 확산했다.
영상에는 사고 직후 A씨가 도로가 아수라장이 됐는데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운전을 이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A씨가 파손된 차량의 잔재물을 밟고 후진하면서 도로에 잔재물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렸고,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려는 다른 차를 들이받기도 했다. 이어 인도 쪽으로 돌진해 시민들이 놀라 도망치기까지 했다.
이후 A씨는 다시 전진해 역주행으로 중앙선 화단 턱에 올랐다. 당시 한 시민이 운전석으로 다가가 A씨를 내리게 하려고 시도했으나 그는 나오지 않고 잠시간 멈춰 서 있었다. 이어 다시 후진과 전진을 반복하다가 갑자기 역주행으로 전진해 1차로에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도 멈추지 않았다. 이에 시민들은 공포에 찬 비명을 질렀다.
4일 JTBC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사고 이후 어머니에게 전화해 "아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라고 되뇌었고 "엄마 10대 박았어"라고 외쳤다. 이에 어머니가 "건드리지 말고 시동 꺼"라고 말하자 A씨는 "시동 끄는 거 몰라, 어떻게 꺼"라고 답하기도 했다. A씨 어머니에 따르면 A씨는 7년째 정신과 약을 먹어왔다. A씨의 어머니는 JTBC에 "(딸이) 환각 보이고 환청 들리고 헛것도 보인다고 그런다. 병원에 한 번 입원시키려고 했었다"며 "제가 자식을 잘못 가르쳐 놔서 이런 상황이 생겨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1대와 자동차 7대 등 8대가 파손됐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으며 9명이 다쳤다. A씨는 해당 사고를 내기 약 40분 전인 오후 1시께 송파구 거여동 거리에서도 유모차를 끌던 30대 여성을 들이받고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성과 아이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고 직후 무면허 상태가 확인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사 결과 그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운전자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서울 강남경찰서는 A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경찰은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혈액과 신경안정제 등의 정밀감정을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