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테마파크 '헐값 매각' 형사고발 가시화

與, 환노위 국정감사서 수사 필요성 제기
"공모지침 위반 3000억원 손실 야기"
수공, 담당 직원 3명 고발 검토 중

한국수자원공사가 경기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세계그룹에게 사업용지를 헐값에 넘긴 직원들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 중이다. 이들 직원은 이 사업의 공모지침을 어기고 신세계에 유리한 사업협약을 맺기 위해 공문서까지 조작하다 감사원으로부터 적발돼 징계를 받았는데,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수자원공사는 화성테마파크 토지공급계약 과정에서 공모지침을 위반한 직원들에 대한 고발 필요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수공 관계자는 "감사원 조사 결과서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며 "공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사와 조치를 동원해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고발 조치 등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수공이 국제테마파크 용지를 매각하면서 입은 손실 추정치가 최소 3000억원이 넘는데, 이 사안이 단순히 정직 처분 정도만 내리고 말 문제라고 생각하느냐"며 "배후가 누구인지,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윤석대 수공 사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를 다시 살펴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수공은 공공기관 감사에 관한 법률상 중복 감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형사고발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은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 418만9000㎡(127만평) 부지에 미래형 첨단 복합도시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사진은 송산그린시티 내 국제테마파크 조성현장의 가림막.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형사 고발 대상인 수공 직원들은 2021년 화성테마파크가 들어설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 관광레저용지(278만9540㎡)를 신세계에 매각할 당시 토지분양 업무를 담당하던 3명이다. 이들은 공모지침을 어기고 해당 용지를 과소평가하도록 사업협약을 체결해 수공에 재무적 손실을 끼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감정평가의 문제점을 숨기기 위해 문건을 조작하고 수공 본부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하지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용지는 과소평가된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산정된 분양대금 3256억원에 이마트 계열 신세계프러퍼티에 매각됐다. 당시 감정평가에 참여한 감정평가사는 감사원에서 공모지침을 준수했을 경우 용지 가격이 최소 2배 이상 올랐을 것이란 취지로 진술했다. 감사원은 이들이 관광레저용지의 토지분양대금 결정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다고 결론 내리고, 지난해 공사 인사규정에 따라 정직 등 징계를 요구했다. 수공은 이 요구를 받아들여 직원 3명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

김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수공의 손실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만큼 국회 환노위 차원에서 이들 직원을 엄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할 것을 안호영 환노위원장에게 요청했다. 김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오늘 환경부에 대한 국감에서 환경부장관 명의로 고발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5일 환노위 종합국감에서도 안 위원장에게 고발 안건 의결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고발 조치가 이뤄지면 수사는 검찰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수사권은 대폭 축소됐지만, 5억 이상 배임 등에 관한 경제사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

유통경제부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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