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은 아니지?' '널 보면 심장이 뛰어'…공공기관 성희롱 실태 '충격'

증거 인멸 등 극도로 부적절한 행위 동반
오세희 의원 "공직 기강 해이 도 넘어"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11개 공공기관에서 외모 평가와 성희롱 등 각종 성 비위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오세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5월 이후 경제·성 비위, 음주 등으로 징계를 받은 임직원이 무려 243명에 달했다.

일례로 석유공사의 한 남성 직원 A씨는 협력업체와의 회식 자리에서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며 "자연산은 아닐 것이다", "왜 젊은데 시술을 했냐"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또 여성 직원을 양호실로 데려가 성적 농담을 하는 등 심각한 성희롱 행위를 저질렀다.

또 다른 남성 직원 B씨는 30살 이상 어린 여성 직원에게 "남자친구 있느냐", "드럼 가르쳐 달라"는 등 지속해서 사적인 접촉을 시도했다. 심지어는 집 앞까지 찾아가 "요즘 널 보면 심장이 뛰어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껴"라고 발언한 뒤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등 극도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이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블랙박스 전원을 뽑았다. 또 피해자가 해명을 요구하자 "녹음하냐"며 다그치기도 했다. 피해자가 녹음하지 않았다고 하자 "쓰레기는 아니네"라며 모욕적인 발언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 비위로는 ▲에너지재단의 한 직원이 허위 근로 계약서를 작성해 2000만원을 빼돌리고 지원 업체를 협박해 3억 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파면된 사례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근무 시간에 영리 목적으로 영상을 올리거나 73일간 무단 조기 퇴근을 한 사례 ▲한국지역난방공사의 한 직원이 직원 숙소 입주를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대출금 90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해 해임된 사례 등이 있었다.

징계 유형을 보면 ▲협력업체 및 동료 직원을 대상으로 한 갑질 19건 ▲성희롱 및 성 비위 11건 ▲개인 비위 2건 ▲인사 비위 1건 등이다. 또 ▲직무의 불성실한 수행 등 직무태만 97건 ▲향응 제공·공금유용 등 경제 비위 91건 ▲음주 및 뺑소니 등 도로교통법 관련 위반 비위가 22건이다.

오 의원은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며 "일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부정부패를 근절하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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