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주차', '5㎞ 인증'…'고독한 러너는 안될래요' [청춘보고서]

2030세대서 러닝 인기 ↑
러닝 후 SNS 인증샷 업로드
러닝크루 '민폐' 행위엔 지자체 제재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러닝(달리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야외 운동을 시작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데다 러닝은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어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닝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자신의 러닝 기록을 공유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일부는 단체로 뛰는 이른바 '러닝 크루'에 가입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일각에선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심 속 달리는 '러닝' 인기에…러닝화 시장 규모 ↑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최근 도심 속을 달리는 러닝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랜드모니터가 지난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생활 운동'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3%(중복응답)가 '조깅이나 러닝처럼 야외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운동'을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 시기 인기를 끌었던 골프?테니스 등 고비용 운동 대신 비교적 비용 부담이 적고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맨몸운동이 다시 관심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주 3회 이상 러닝을 한다는 직장인 박모씨(28)는 "지금이 러닝하기 가장 좋은 날씨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달리는 동안에는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모두 잊을 수 있다"며 "거리를 조금씩 늘려나가다 보면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5km를 쉬지 않고 달렸다"며 "한번 성취감을 맛보니 더 먼 거리를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 덧붙였다.

러닝의 인기에 러닝화 등 관련 제품들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등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 시장규모는 약 4조원이다. 이 가운데 러닝화 규모는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마라톤에 참여하는 러너들부터 직장인 러닝 동호회 등 달리기 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 또한 애슬레저 카테고리 거래액이 지난 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95% 늘었으며, 주문 건수와 주문 고객 수도 각각 525%, 465% 증가했다고 밝혔다.

'펀러닝족' 신조어도 등장…'러닝크루' 인기도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러닝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펀러닝(Fun-running)족'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펀러닝족은 기록 향상에 중점 두기 보다는 뛰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게 특징이다. 특히 SNS 문화가 확산하면서 러닝을 인증하는 펀러닝족도 늘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러닝', '런스타그램'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은 각각 370만, 124만개에 육박한다.

상황이 이렇자 여러 명이 함께 무리 지어 달리는 러닝크루의 인기도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울시는 '7979(오후 7시부터 9시까지)러닝크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60여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서울 전역에서 러닝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으며,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누적 인원만 2700명이 넘는다. 특히 지난해 5월 329명이었던 참가자 수는, 올해 같은 기간 898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러닝크루 민폐 행위에 지자체 '특단 조치'

다만 최근 러닝크루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좋지 않은 편이다. 크루들이 비좁은 통로를 가득 메워 주변 통행을 방해하거나 '인증샷'을 찍는다며 도로를 막는 등의 '민폐' 행위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비켜달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공공 운동장의 모든 레인을 차지한 채 단체로 달리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도 문제가 됐다. 이외에 야밤에 스피커로 음악을 튼 채 달리는 행위도 지적받았다.

시민들의 불편 신고가 잇따르면서 지방자치단체는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는 반포2동 반포종합운동장 내 5인 이상 단체 달리기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이용규칙을 지난 1일부터 시행했다. 반포종합운동장은 한 바퀴에 400m인 레인이 5개 마련돼 그동안 러닝 크루들에게 인기 있던 장소 중 하나였다.

그러나 러닝크루의 과도한 소음 등으로 인해 민원이 빗발쳤고, 서초구는 트랙 내 달리기 인원 간 이격거리를 2m 이상으로 규정하고 5인 이상 단체의 러닝은 금지하는 내용의 규칙을 만들었다.

송파구 역시 석촌호수 산책로에 '3인 이상 러닝 자제' 요청 현수막을 걸었으며 경기 화성시도 동탄호수공원 산책로에 러닝 크루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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