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기나긴 폭염으로 배추 한포기 가격이 2만원을 넘기자 포장김치 수요가 급증했다. 주요 생산 기업들의 자사 온라인 몰에서 포장김치가 줄줄이 동나는 중이다.
'종가 김치'로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대상㈜은 19일 공지문을 띄워 배추 단가가 오르고 수급도 어렵다며, 다음 달 중순 가을배추가 출하되기 전까지 수급을 조절한다고 밝혔다. 25일 오후 자사 몰인 정원e샵에서는 배추김치 관련 42개 제품 중 5개 제품만 판매 중이다. 그마저도 어린이 김치나 레토르트 묵은지 찜 따위 등이다. 대상은 거래처 납품을 우선으로 두고 자사 몰 물량을 조절하기로 결정했다.
포장김치 2위인 CJ제일제당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CJ더마켓에서 비비고 배추김치 29개 상품 중 21개가 동난 상태다. SSG닷컴 등 몇몇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종가 김치, 비비고 김치 등 관련 상품은 구하기 어려운 상태다.
배추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것은 9월에도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생육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배추는 18~20도가 적정 생육 온도인 저온성 채소다. 생육 지연, 상품성 하락 등 여파로 품질이 우수한 상품 배추가 귀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배추의 주 생산지로 꼽히는 강원 역시 예년과 비교해 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기간이 길어지는 등 기후 여건이 좋지 못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21일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 가격은 933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69.49%, 평년과 비교하면 32.65% 뛴 수준이다.
유통업계는 10월 중순 가을배추 물량 출하 전까지 여름 배추 물량 부족에 따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자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배추 등 채소류는 기온이 떨어지면 생육이 회복돼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배추 등 작황이 부진한 품목을 대상으로 추석 이후에도 할인 지원을 지속해 소비자 부담을 줄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