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도주' 제룡전기, 2개월 만에 반토막

올 들어 7월까지 4배 상승 후 상승분 반납 중
이익 증가폭 둔화로 차익실현 매물 쏟아져
개인, 최근 1개월 동안 265억 순매수

올해 들어 7월까지 큰 폭으로 올랐던 제룡전기 주가가 최근 두달새 반토막 났다. 수요 증가 기대감에 치솟았지만 이익 증가폭 둔화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룡전기 주가는 지난 7월16일 종가 대비 52.0% 하락했다. 7월 한때 1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4만7000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13.6% 하락한 것을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은 -38.4%포인트(P)다.

올해 들어 7월16일까지 제룡전기 주가는 387.8% 급등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발달하면서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제룡전기는 변압기 생산업체다. 올해 들어 제룡전기 영업이익도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 매출액 1425억원, 영업이익 5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6.7%, 107.1% 증가했다. 상반기 대전 공장 평균가동률은 130%에 달했다.

6개월 이상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던 제룡전기 주가는 7월 중순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관 투자가와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영업이익은 200% 이상 늘었으나 2분기 영업이익은 66%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이익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올해 2분기 증가 폭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2930억원으로 3월 말 3056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수주잔고 감소는 성장 속도 둔화 우려로 이어졌다.

엔비디아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과 비슷하다. 제룡전기가 꾸준하게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주가가 뒷걸음질 쳤다. 국내 기관 투자가와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주가 하락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은 저가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 개인 투자자는 제룡전기를 265억원어치 사들였다. 평균 주당 매수가는 6만3700원이다. 전날 종가 4만6950원 기준으로 평가손실률 26%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종 내 대장주인 HD현대일렉트릭도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며 "지난해 상반기 이차전지 업종이 시장을 주도했다가 3분기부터 큰 폭으로 하락한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자본시장부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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