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은 4일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관련해 "특수선 야드의 가동 상황과 수익성을 검토한 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이 최근 미국 해군의 군수지원함 정비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HD현대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다.
정 부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미일 경제대화(TED)'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HD현대의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에 대해 "저희가 잘하죠"라며 한화보다 늦게 미 함정 MRO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만회할 자신감을 내비쳤다.
HD현대는 최근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국내 최초로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한 데 이어 5년간 미 해상 수송사령부 소속 지원함뿐만 아니라 미 해군 전투함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할 자격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한미일 경제대화에는 정 부회장뿐 아니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도 참석했다.
류 회장은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정경유착의 고리'를 언급하며 정치인 출신 김병준 한경협 고문의 용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다 잘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SK그룹이 한경협 회비를 납부한 것과 관련해선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준법감시위원회 승인 하에 계열사 4곳(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이 회비를 곧 납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회장은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과의 회동 등에 대해 함구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도요타 협력에 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무뇨스 COO는 클린 에너지 사업 복안에 대해 "한미일 3국이 아주 좋은 협력을 하고 있다"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밝힌 의제(에너지 모빌라이저)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미일 경제대화에는 한미일 3국의 정재계 주요 리더들이 모여 경제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측에서는 재계 인사들 외에 조태열 외교부장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빌 해거티(공화당) 테네시주 상원의원, 크리스 쿤스(민주당)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등 연방 의원 7명을 비롯해 모건 오테이거스 전 국무부 대변인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알렉스 로저스 퀄컴 사장, 해롤드 햄 콘티넨탈 리소시스 설립자 겸 이사장 등이 참여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요타, 덴소, NEC, NTT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