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래기자
2024 파리올림픽에서 ‘엄친딸’이 나왔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생물학자’ 개브리엘 토머스(미국)가 하버드 졸업생 중 최초로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타이틀을 얻었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8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의 공식 정보 사이트인 마이인포에 따르면 토머스는 하버드 졸업생 최초의 올림픽 육상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제임스 코널리는 하버드 대학 재학 중이던 1896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세단뛰기에서 우승했지만, 졸업하지 못했다.
토머스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신경생물학과 국제보건학을 전공해 2019년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2023년에는 텍사스 주립대 건강 과학 센터에서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를 땄다. 논문 주제는 ‘수면 장애의 인종적 불평등과 흑인 미국인의 수면 역학 평가’(racial disparities in sleep disorders and evaluates sleep epidemiology among Black Americans)였다.
그는 육상 선수로 뛰면서도 일주일에 10시간 동안 텍사스주 오스틴의 건강 클리닉에서 일한다. 파리올림픽이 끝나면 박사 학위 과정도 밟을 생각이다. 토머스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앓는 남동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를 받는 쌍둥이 동생을 보며 전공을 택했다. 하버드대 재학 중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게 버거워 둘 중 하나를 택할까도 고민했지만, 1년 동안 휴학을 하며 다시 에너지를 얻었다.
토머스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200m 동메달, 여자 400m 계주 은메달을 따냈다.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는 200m 2위, 여자 400m 계주 우승을 차지하며 성취감을 느꼈다. ‘여자 200m 우승 후보’로 지목받으며 파리에 입성했고, 결국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토머스는 1위를 차지한 뒤 감격에 찬 얼굴로 "내가 해냈어"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