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여성, 성적 이미지 협박 피해 1위, 가해도 1위'

韓, 피해女 19.1%·가해女 16.3%
"위협 당한 여성 일부 똑같이 보복한 듯"

한국 여성 5명 중 1명은 성적 이미지 유포 협박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의 경우 주로 남성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한국은 유일하게 여성이 더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본 여성이 협박 가해자인 비율도 높았다.

7일 국제학술지 '인간 행동과 컴퓨터'에 따르면 니콜라 헨리 호주 로열 멜버른공대(RMIT) 교수와 레베카 움바흐 구글 시니어 연구원은 최근 성적 이미지 유포 협박에 대한 설문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성 착취물 시청 중인 사람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CG)[사진=연합뉴스TV]

연구팀은 한국, 미국, 호주,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멕시코, 네덜란드, 폴란드, 스페인 등 10개국 1만66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14.5%는 성적 이미지 유포 협박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4.8%는 가해 경험이 있다고 했다.

미국, 호주, 멕시코, 한국은 피해 보고 비율이 높았던 반면 유럽은 피해 보고율이 낮았다.

대부분 국가에서 성적 이미지 유포 협박은 젊은 남성을 표적으로 금전적 갈취를 목적으로 해 남성의 피해 비율이 높았지만, 한국만 유일하게 여성이 피해를 본 비율이 더 높았다.

한국 여성 중 19.1%가 피해를 봤다고 보고해 10개국 중 가장 비율이 높았고, 가해했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도 16.3%로 다른 국가들보다 매우 높았다. 다른 국가들은 가해했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이 1.1~5.3% 수준에 머물러 그 격차가 매우 컸다.

한국 여성은 피해와 가해를 모두 경험한 비율이 15.2%로 가장 높았는데, 연구팀은 한국에서 이미지 기반 성 학대가 매우 만연한 것이 이런 특징이 발생한 이유일 것이라고 봤다.

가해자가 된 유형은 전 연인 혹은 현 연인이 가장 많았고, 남성의 경우 동료나 간병인으로부터 피해를 봤다는 응답이 많았다.

헨리 교수는 "유포 위협을 받은 일부 사람들이 그 사람의 이미지도 공유하겠다고 위협하며 똑같이 보복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움바흐 연구원은 "미성년자나 특정 군에 대한 연구만 있을 뿐 성인에 대한 성 착취 연구는 거의 없다"며 "조사 결과는 성인 대상 성 착취가 흔하고 더 많은 연구와 자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구글은 이번 연구가 이미지 기반 성 착취 문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혁신에 대한 추가 투자를 뒷받침하는 데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슈&트렌드팀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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