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서 출몰하던 러브버그…올해는 서울 전역 뒤덮었다

올해 러브버그 민원 9296건…전년 대비 약 3700건↑
기후위기 주원인…"생태적 특성 분석 필요"

서울 은평구에서 집중적으로 출몰하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서울 전역을 뒤덮으면서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기후 위기가 러브버그 출몰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등 무분별한 화학약품 사용보다는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서울 시내의 한 거리에 러브버그가 앉아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5일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실이 환경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서울시는 9296건의 러브버그 관련 민원을 처리했다. 2022년에는 4418건, 2023년에는 5600건이었다.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서북권에서 주로 출몰하던 러브버그는 올해 서울 전역에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러브버그 관련 민원을 처리한 곳은 양천구로 1208건을 접수했다. 이어 구로구 1079건, 은평구 982건, 강서구 969건, 성북구 636건 등 순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러브버그 관련 민원을 처리한 지자체는 은평구로 26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민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2022년에는 전체 4418건 중 은평구에서 3558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서울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는 '러브버그'를 퇴치하기 위한 집중 방역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양천구는 고압 살수차 등 방역 차량 15대, 초미립자 살포기, 충전식·압축식 분무기를 동원해 주택가, 다중이용시설, 녹지 등에 방역 작업을 했다. 사진은 러브버그 방역 작업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러브버그가 서울 전역을 뒤덮은 이유는 기후 위기로 추정된다. 1980년 서울 지역의 평균 기온은 10.8도였지만 2014년 13.4도를 기록했고 지난해 14.1도까지 올랐다. 러브버그는 따뜻한 곳을 선호해 배기가스를 내뿜는 자동차에 붙어서 다른 곳으로 전파되기도 한다.

러브버그는 독성이나 공격성은 없어 익충으로 분류된다. 환경부는 지난 5월 홍보물을 통해 러브버그 성충은 화분매개자 역할을 하고 러브버그 애벌레는 토양 유기물을 분해하는 등 토양을 기름지게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무분별한 화학적 방제 대신 생태적 특성을 분석해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는 인력 및 관련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치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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