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쉬인 ‘쓰나미’에 급등한 항공화물운임…아마존 업고 더 뛴다

중국 저가 쇼핑업체 영향
지난달 미국 현물 운송가격
2019년 대비 두배 이상 뛰어
아마존도 초저가시장 합류 예고

중국 저가 쇼핑업체인 테무, 쉬인의 수출 공세로 급등한 항공화물 운임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말 성수기를 대비해 상품을 쌓아두려는 소매 업체들로 인해 항공화물 공간 경쟁이 치열한 데다 하반기 중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초저가 시장 진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상운송 정보업체 제네타를 인용해 지난달 말 기준 중국 남부-미국 간 평균 현물 운송 가격이 ㎏당 5.27달러로 2019년 대비 두 배 넘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올해 첫 4개월 동안 글로벌 항공화물 수요는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항공화물 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은 급속하게 성장한 테무, 쉬인이 고객 상품을 항공화물로 배송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초저가를 앞세운 이들 중국업체는 고물가 시대 미국 등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으며 단기간에 외연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다국적 화물 특송업체 DHL글로벌포워딩의 팀 샤와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아시아 출발 노선에서는 화물 공간의 30% 이상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다.

항공화물은 해상화물에 비해 비용이 높게 형성돼 있는 탓에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노트북 등 고가 품목과 생선, 꽃 등 부패하기 쉬운 품목이 주를 이뤄왔다. 하지만 테무, 쉬인은 값싼 의류, 가정용품을 해외로 나르기 위해 항공화물편도 이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800달러 이하의 수입품 패키지에 대해서는 무관세 조치하고 있다는 게 이 업체들이 출혈 비용을 감내하기 수월하게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항공화물이 이 같은 중국산 저가 공산품의 천국이 되며 운임 급등을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 초부터 시작된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상업선 공격으로 수출 업체가 대안으로 항공화물을 택하게 된 점도 운임 상승에 부채질했다. 항공화물 산업 분석 업체 월드ACD는 지난달 13일 보고서에서 “최근 몇 주간 항구 혼잡, 특정 주요 시장의 선박 용량으로 혼란이 더욱 심화돼 더 많은 화물 소유자가 항공사로 몰렸다”고 언급했다.

높은 항공화물 운임에도 불구하고 운송 공간 선점을 위해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 핼러윈 등 올 연말 휴일 시즌 상품을 미리 쌓아두려는 소매 업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일부 항공화물 업체 측은 연말 물량 배송 계약을 10월께 체결하기에는 늦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계약 체결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이 올 가을부터 테무, 쉬인을 겨냥한 초저가 섹션을 선보인다면 항공화물 운임이 또 한 번 치솟을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아마존은 20달러 이하의 초저가 상품을 9~11일 이내 직접 배송한다는 목표로 주문 상품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직접 배송할 계획을 최근 비공개 콘퍼런스를 통해 밝혔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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