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훈기자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한국형 부동산개발 사업평가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병국 한국주택금융공사(HF) 연구기획팀장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금공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열린 주택금융 콘퍼런스 토론회에 참석해 "현재 PF 위기의 원인은 국내 PF의 고유성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팀장은 국내 PF의 구조적 특징으로 ▲브릿지론·본 PF·분양대금 간의 높은 연계성 ▲낮은 자기자본과 높은 레버리지 ▲시공사 등 제삼자의 강력한 신용 보강 ▲PF 유동화 증권을 통한 금융지원 확대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 참여 증가 등을 지목했다.
이어 그는 "개발 사업과 관련한 금융·건축·행정 등 사업장 현황을 집약해 금융기관별, 시행사별, 건설사별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부동산 PF 통합 통계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PF의 고유성과 구조적 특징을 반영해 전문적이고 객관적으로 개발 사업을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금공 창립 2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HF의 지나온 길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발제가 이뤄졌다. 고제헌 HF 정책연구팀장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주택구입수요 지원에 대한 공적 개입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아졌고, 한국 역시 관련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국 고유의 특성인 임차 보증금(전세금)을 매개로 한 가계 간 자금조달 및 자산형성을 고려한 주택금융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진 토론에서 홍정의 한동대 교수 역시 "한국은 주택시장 경기에 따른 주택금융환경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 등은 금융 소비자에게 예측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고, 이진만 미국 드폴대 교수도 "인구와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른 주택시장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