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환기자
경기도 용인시가 화재 발생 시 손쉽게 대피할 수 있는 피난 유도 설비를 제작해 관내 아파트·학교 등에 배부했다. 시장·소방서장·경찰서장·교육장 등이 참여하는 '안전문화살롱' 회의에서 논의된 주민 안전 대책을 시정에 반영한 결과다.
용인시는 전국 최초로 지역 내 아파트 463개 단지와 오피스텔 116곳, 초·중·고등학교 187곳에 화재 발생 시 옥상으로 대피하도록 안내하는 피난 유도 설비 7686개를 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피난 유도 설비는 옥상 출입문을 알려주는 '안내표지'와 피난 경로를 안내하는 '테이프', 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이탈방지 펜스' 등 3종으로 구성됐다.
이번 지원은 지난 2월 '안전문화살롱' 정기회의에서 나온 안기승 용인소방서장의 제안을 이상일 용인시장이 현장에서 즉시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안전문화살롱'은 이 시장의 제안으로 용인소방서, 용인동·서부경찰서, 용인교육지원청 등의 기관장이 모여 주민 안전 확보 방안을 논의하는 모임이다.
안 소장은 회의에서 2020년 당시 군포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를 예로 들면서 피난 유도 설비 제작·배포를 건의했었다. 당시 화재에서 주민들은 옥상 문을 찾지 못하고 엘리베이터 기계관리실인 권상기실의 닫힌 문 앞에서 숨진 사건이 발생했었다. 안 소장은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확한 유도 표지를 설치하는 게 필수라며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를 배부하도록 시의 지원을 요청했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시민 안전을 위한 일인 만큼 속도를 늦출 이유가 없다"며 즉각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시는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총 596곳의 아파트 중 피난유도 설비의 설치를 희망하는 아파트 463곳과 오피스텔 116곳, 학교 187곳 등 총 766곳을 선정해 지난 10일 용인소방서와 용인교육지원청을 통해 이를 전달했다.
이 시장은 "시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인 만큼 재난안전기금을 활용해 3개월 만에 용인의 모든 아파트에 피난 유도 설비를 갖출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번 옥상 피난 유도 설비 설치는 지역사회 안전을 강화하는 협업모델로 전국적으로 훌륭한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