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000만 시대]⑨'건강하게 100세'살려면 생활 속 운동 필수

건강보험공단 '건강백세운동교실'
참가자 상황 고려한 다양한 운동프로그램
무리하지 않고 '안전한 수행'에 방점

지난달 18일 오후 찾은 경기 수원시 팔달구 충효경로당에선 남녀 노인 10명이 복숭아색 요가 매트에 앉아 트로트 박자에 맞춰 강사의 율동을 따라하고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건강백세운동교실이 진행되는 장면이었다.

18일 경기 수원 우만노인정에서 건강백세운동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요가를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참가자들은 손을 위로 쭉 올렸다가 목을 돌리고 다리를 펴는 등 몸을 풀다가 '백세인생' 같은 트로트 노래가 울려 퍼진 율동 시간에는 '하나~어이! 둘~어이!"하는 힘찬 함성과 함께 노젓기 동작 등 젊은이도 숨이 가빠질 동작을 거뜬히 했다. 이정예 강사는 "프로그램은 치매 예방을 위해 손과 발을 많이 움직여서 뇌를 활성화하는 운동 위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18일 경기 수원 우만노인정에서 건강백세운동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요가를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건강백세운동교실은 2005년부터 건보공단에서 운동, 건강 교육 등 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경로당, 공공시설, 장애인시설, 행정복지센터 등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무료로 수업을 연다. 지난해 기준 전국 총 2828곳에서 5만1071명을 대상으로 11만8709회의 강습이 진행됐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경로당 수업과 건강생활지원센터 수업 비중이 높다. 각 교실은 보통 매년 상하반기 주 2회 정도 진행한다. 건보공단에서 단일한 노년기 운동을 개발해서 일률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강사들이 참가자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운동 프로그램을 선택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한쪽 팔이 골절돼 깁스를 한 김오순씨(81·여)는 이날 한 팔씩 천천히 움직이며 강사의 수업을 따라갔다. 김씨는 "건강백세운동을 하면 허리가 덜 아프고 몸이 가벼워져서 웬만하면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고 말했다. 9년째 수업에 참여 중인 김문례씨(77·여)는 "몇 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하는 데 건강백세운동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건보공단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건강백세운동교실 참여자 7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초 동안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횟수'를 기준으로 한 다리 근력 점수는 사업 참여 전 15.8회에서 18.2회로 늘어났다. 유산소 지구력, 평형성 등도 개선됐다. 한국판 우울증 선별도구(PHQ-9)를 사용한 우울증 검사 점수도 참여 전 평균 3.1점에서 점수가 2.2점으로 내려오는 등, 정서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경기 수원 우만노인정에서 건강백세운동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요가를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날 수업 중에는 '안전'이 계속 강조됐다. 수업 시작 전부터 이정예 강사가 "평소보다 몸이 불편한 분이 계시냐"고 질문했고, 운동 중에도 계속 "욕심부리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힘들면 언제든지 멈추라"고 강조했다. 운동은 개인별 몸 상태에 맞춰 진행돼, 참가자 10명 중 다리를 꼬고 앉기 힘든 3명은 의자에 앉아서 운동을 따라했다.

이정예 강사는 "요즘은 노년층 누구나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참여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며 "나이가 들면 체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 체형도 변하는 만큼 기본적인 동작을 위주로 무리 없이 안전하게 수행하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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