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단체, 이란·이스라엘 전쟁 사태 대응 논의

재계단체 임원회의…중동사태 대응 안건 상정
석유업계, 유가급등에 원유 구입 부담 커질 듯
홍해리스크 재현될라…해운업계 촉각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가동 영향도 주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와 환율,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면서 국내 기업들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석유 수급에 차질을 빚고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원자재 부담에 놓일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다음 날인 15일 기업들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들은 오전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이날 예정된 임원회의에서 중동사태 대응 방안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 발발로 인한 우리 기업 동향과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현재 환율과 유가 추이가 불안정한 상태"라며 "두 가지만 봐도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이 기업 경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에 가장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석유업계는 수급 상황과 가격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상승에 따라 재고 이익이 오르겠지만, 장기화하면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요가 부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아직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지 않았고, 사태가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라 석유 수급, 국제유가 변동 등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수요 위축으로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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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예멘 후티 반군이 수에즈 운하 항로를 장악하면서 물류 일정이 꼬인 경험이 있다. 아직도 수에즈 운하 항로를 지나지 못하면서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 쪽으로 수천㎞를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최대 선사인 HMM은 중동노선에 컨테이너선 4척을 투입 중이다. 이달 중 호르무즈 해협 안에 들어갈 예정인 선박은 없다. 다만 벌크선 1척이 운항 중이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이스라엘에서 수입하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공급망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對)이스라엘 수입 중 반도체 제조업 장비 비중은 26.2%다. 인텔은 이스라엘 예루살렘 등 곳곳에 연구·개발(R&D) 센터를 둔 데다 남부 키르얏 갓에는 선단 공정 기반의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팹28에서 주요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가동 목표로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의 팹 38을 짓고 있다.

이스라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타워세미컨덕터도 영향권에 있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1%대이지만 자동차와 의료 기기, 산업 장비 등에 필요한 레거시(구형) 반도체를 생산하다 보니 공장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 전방 시장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업IT부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산업IT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산업IT부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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