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정기자
"대통령의 결단만 숨죽여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단행될지 지켜봐야죠."
총선 참패로 윤석열 대통령이 인적 쇄신을 예고한 가운데 대통령실 참모진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급 참모진 전원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대통령의 사의 수용 폭이 어디까지일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한 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 한오섭(정무)·이도운(홍보) 수석 교체를 유력 검토하는 가운데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들은 인사에 관해서 함구하고 있다. 현재 교체 1순위인 비서실장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공석인 시민사회수석이나 정무수석 자리에는 윤석열 캠프 정무실장이었던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이번 인사의 폭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석급 참모진 전원이 사의를 나타냈지만, 현실적으로 일괄 사의를 수용하는 것은 국정 운영상 쉽지 않다"면서 "최근 교체·신설되거나 교체 리스크가 큰 자리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임명돼 의료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성태윤 정책실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며, 국가안보실은 외교·안보 상황을 고려해 이번 사의 표명 대상에서 제외됐다.
총리실도 어수선한 분위기이긴 마찬가지다. 새 국무총리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협치를 이끌어야 하는 중차대한 역할인 만큼 다수의 후보군을 두고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총리 하마평에 오른 일부 후보의 경우 "거론이 안 됐으면 좋겠다"고 고사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야권의 인준 문턱을 넘어야 하고 현 정부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만큼 정치적 리스크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총리 후보자나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므로 인선에 부담이 적지 않아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교체 타이밍을 맞이했거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일부 부처 수장 교체도 불가피한 분위기다. 이주호 사회부총리를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정식 고용노동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행정관급의 경우 수석 교체에 따라 이동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면서 "다들 조심스레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